제 목 : 40년된 친구와 여행후 손절 결심

40년된 친구와 여행후 손절 결심했어요.

지방 도시 초등학교때부터 같은 동네 같은 교회 친구였으니

오래됐죠.

친구는 거의 계속 고향에 살고

저는 대학 졸업 이후 서울에 정착해서 1년에 한두번 볼까말까지만

서로의 가족들은 여전히 고향에 있고

성장과정부터 50 넘은 지금까지 역사가 길어서

아까워서 여기까지 끌고 왔는데

이제 (마음의) 정리 하려고요.

어릴적 친구의 장점이 이제 거의 보이지 않네요.

단점은 더욱 커지고요.

직업이나 자산도 점점 차이가 나게 되니

저한테 돈도 많이 벌면서 좀 쓰고 살라고 눈흘기는 것도 황당했는데

지난주 여행가서

내가 공항에서 헤어질 때 운전기사랑 가이드팁 별도로 챙기니까 고작 그거 주냐면서

정작 본인은 가이드한테 팁 한푼 안주면서 뭔 비아냥인지.

암튼

단점이 더욱 극대화되는 느낌이네요.

게다가 50 넘은 지금도

여전히 나를 어릴적 만만한 친구 대하듯 툭툭 무시하고 비아냥거리고 급발진하는 걸 보니

내가 이런 대접 받으면서 이 관계를 유지해야 하나?

도무지 관계 유지할 이유를 못찾겠고

나한테 면박을 주고 화를 내도 같이 대응할 가치도 못느끼고

이제는 그냥 불쌍하다는 생각만 드네요.

밥먹으면서 깨작깨작 포크로 밥알 이리저리 쳐내고 헤집는 모습도 복없어 보이고

그러면서 너는 아무거나 잘먹는다? 무슨 돼지 보듯이 하는 것도 어이없고.

그래서 일부러 밥먹을 때 친구 안보고 먹긴 했어요.

그러면서 또 맛있어 보이던 양갈비는

저 화장실 간 동안 자기 접시에 혼자 양껏 갖다놓아서 저는 맛도 못보았는데. 

보기와는 달리 맛이 없었떤지 몇번 뜯지도 않고 이빨자국 내고 남겨서 

진짜 서운하고.

나중에 그 얘기 했더니 들켜서 민망했는지 자기 한입밖에 안먹었으니 갖다 먹지 그랬냐고 

미친 소리를 하질 않나.

패키지 여행 일정 내내

골골거리며 여기 아프다 저기 아프다 소리도 듣기 싫고.

그럼 영양제라도 챙겨오던가 아무것도 안챙겨와놓고는

영양제를 소분해서 가져온 저보고 몸은 엥간히 챙기네 비아냥거리더니

골골거리며 팀에 민폐 끼칠까봐

내가 가져간 영양제 홍삼 등 여유분 줬더니 헤벌쭉 좋아하며 또 없냐고.

이제는 그냥 불쌍해보여요.
제 가방, 신발, 양말까지 궁금해하며 그건 대체 어디서 샀냐고 물어보는데

좋아보여서 물어보는건지, 아님 거지같고 안어울려서 물어보는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띠껍게 물어보네요.

제가 알던 그 친구는 이제 없어요.

젊었을 때는 얘기도 잘통하고 제 좋은 점은 좋다고 말해주고

그래서 만나고 나면 좋았던 기억이 있었는데 
이제는 50대의 물욕많고 골골대고

남얘기에는 귀막고 자기 얘기만 궁시렁거리는 아줌마만 남았네요.

낯설어요. 불쌍해보이고 연결되어야 할 이유가 남아있지 않아요.  

 

사실은

몇년전부터

안맞는 거 같아 1,2년 연락 안하고 지낸 적도 있었는데

고향 언제 내려오냐고 물어오면

또 마음 약해져서 궁금하기도 하고

그나마 차마시면서 수다 1,2시간 정도로 유지하기에는

좋은 사이긴 했는데

이번에 여행하면서

결심 섰어요.

물론 친구한테 이유는 말안할거고

한 10년, 20년 뒤에나 살아있으면 소식 알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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