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저는 20대 초반에 만났는데
둘 다 처녀총각은 아니었죠. 저도 남자를 사귄 적이 있고
남편도 여자 경험이 있어요. 사귄 건 아니지만 관계 했던 거.
그 중에는 본인 학벌을 이용해
고향 여자를 농락했던 거 같은 그런 경우도 있어요.
이건 남편 일기장을 봐서 알아요.
결혼 생활 중에 남편이 그런 얘기를 한 적 있어요. 너 처음 아니었잖아. (연애중에는 아무 말 없었구요)
제가 그때 말했죠. 그렇게 처녀가 중요 하면 3년을 나랑 사귀고 그냥 버리지 결혼은 왜 했니 ?
가지고 놀다가 버렸다는 얘기 듣기 싫어서?
그리고 딸이 여대를 갔어요.
저는 처음에 조금 아쉬웠지만 그 학교도 좋으니까 괜찮다고 말했는데
남편은 어차피 남녀공학 가봤자 손만 탄다면서 여대 간 게 잘됐다는 거예요...
그리고 저는 지금은 남편에게 이혼 요구한 상태인데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어요. 경제적으로 저를 너무 힘들게 하는 것과
그리고 시가에만 가게 하고 처가에는 못 가게 하고
처가에 대해서 심한 말을 자주 했던 것이요.
제 친정 자매 중에 이혼녀가 있는데
그러니 저도 그럴 거라면서.. 남자를 버릴 거라면서.. 얘기를 종종 했었어요.(자매 이혼 사유는 외도가 아님. 남자의 결벽과 돈 안줌. 부부관계 안함 등)
그렇다고 속궁합 맞지 않았던 건 아니에요. 오히려 잘 맞았고
남편 쪽에서 만족도가 매우 컸었어요.
저도 거부한 적 없고요 남편도 자주 요구했지만요...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남편같은 놈은 제가 처녀로 결혼했으면
저한테 더 경제적으로 충성했을 거라고요.
지금 딸이 처음 만난 남자친구와 결혼하려고 하는데
속마음으로 그런 생각이 들어요.
우리 딸에게 처음 남자니까 우리 딸에게 잘하려나 ?
(그래서 바란다는게 아니고
정말 그렇다면 어이없다는 뜻ㅡ댓글 보구 추가)
실제로 서울에 전세 아파트 해온다고 하긴 했어요.
남편하고 25년 이상 살면서 상처받은 게 많아요
저에게 대출해오라고 한 적도 많고요.
그 돈은 다 같잖은 남편 사업에 쓰였죠.
저는 맞벌이 했는데도 남편이 시원찮거나 또는 돈을 충분히 주지 않아서.. 즉 제가 경제권이 없어서요.
생활비로 다 쓰고 돈이 지금 한 푼도 없어서
오늘도 지원서 접수하고 지금 허탈하게 앉아있는데
이혼 요구한 다음에는
남편이 저한테 생활비도 줄이고..
그리고 이혼 요구하기 전에
제가 다른 직장 구하는 것을 일평생 방해했어요.
그전에 하던 일은 가정에 전혀 방해가 되지 않고 오히려 남편에게도 도움이 되던 일이었거든요.
그런데 웃기지 않나요? 남자들은 그렇게 처녀를 밝히면서 왜 처녀도 아닌 걸레 같은 성매매녀한테는 돈을 내고 섹스를 하고 , 처녀도 아닌 딴 여자들한테 공을 들이며 바람을 피우나요?
(남편은 특정 지인과 바람 피운 적은 없지만 성매매는 했었어요.)
더 혼란은
제 주변 여성들은 저도 학벌 보통 이상이지만
다 학벌도 좋고 저는 돈이 없지만 그들은 다 돈이 많고 커리어가 괜찮아요. 전문직도 있고요.
그런데 그런 멀쩡한 사람들이 특히 그냥 멀쩡히가정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제가 지금 겪고 있는 상황을 보고 뭐라고 하냐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더 좋은 남자를 만나래요.
이혼을 하든 말든 ..
이상하죠. 그런데 그 사람들이 그래요.
지금 이렇게 아직도 예쁠 때 좋은 남자 만나서 사랑받으래요. 결혼을 하라는 게 아니고 요.
너무 억울하게 살았다고.
처녀 처녀 밝히는 남자도 이상하지만
이 세상 사람들도 정말 이상해요.
퇴직 후 이직 준비하는 상황에서 이혼 요구했는데
남편은 들은 척도 안하면서 생활비를 줄여요.
하지만 지금 이혼 안 해주면 나중에는 본인이 원할 땐 절대 안 해줄 거예요.
제가 취직하면 나가 살건데 아마 저랑 이혼하고 싶을 때는 저 찾느라 애먹을 겁니다.
여자가 잘나고 똑똑해지고 돈 갖고 있으면
남자를 버릴 거라면서
저를 그렇게 돈 못 모으게 하고 생활 구속했었는데
돈 한 푼 없는 여자도 남자를 버릴 수 있다는 걸
아마 본인이 겪어봐 알 거예요.
저는 아직 엄마가 있어요. 엄마가 힘들면 엄마집으로 들어오라고 했어요. 애들은 다 성인이니까요. 잘 키워 놓았으니
남편은 엄마가 있긴 한데 치매에요.
그거 하나만으로도 그냥 내가 너보다 나은 상황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돈만 잘 벌면 뭐하냐 ..
그래봤자 집도 없고 부자들만큼 버는 것도 아니면서
그 돈 어떤 년이랑 쓰든 난 상관없다.
지원서 접수하고 허탈해서
담배 한대 피우며 의식의 흐름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