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6살 아이에게 너무 서운해요

6살 외동 남자아이가 유치원에서 만든 것들을 가져왔어요. '가족하면 떠오르는 것을 그리세요'라고 적힌 종이에 4개 칸이 있는데, 아빠/아파트/아빠 차/(또) 아파트 이렇게만 그려 놓고 제가 없어요.

 

평소 남편이 씻겨준다고 해도 엄마랑만 씻겠다, 양치질도 엄마랑만 하겠다, 책도 엄마랑만 읽겠다.. 맞벌이인데 남편은 주중에는 대부분 9시 이후에 들어와서 거의 제가 혼자 키워요. 주말에는 남편이 아이와 잘 놀아줍니다.

 

왜 엄마는 안 그려줬냐, 서운하다고 물어봤더니, 엄마가 화를 많이 내서 그랬대요. (평소에는 서로 사랑한다고 이야기도 많이 하고, 아이가 거의 제게 매달리거나 앵겨 있어요.)

 

애들이 원래 한번 이야기하면 잘 안들으니까, 어쩔 땐 세 번, 네 번 불러야하고 결국 다섯 번째에는 이제 씻자고 말하면서 살짝 약간 낮은 목소리로 아이 이름을 부릅니다. 그럼 언성 높인 것도 아닌데 (그동안 아이에게 샤우팅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는데) 살짝만 목소리를 낮춰도, 엄마가 무섭게 이야기 했다, 화냈다 하면서 눈물을 뚝뚝 흘립니다.

 

아기 때에는 주말 부부라 정말 혼자 키우고, 지금도 맞벌이 독박육아하면서 아이 위주로 살고 있는데, 저 그림을 보니 마음에 큰 구멍이 난 기분이에요. 제가 감성적인 편이 아니고 무덤덤한 편인데도, 아이가 가족을 그리면서 저를 빼니 너무 너무 서운합니다. 부모상담이라도 받아야 하나, 제  육아방식에 어떤 잘못이 있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별 것 아닌데 제가 과잉반응 하는 건가요?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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