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정도 우울증, 불안장애를 겪었어요.
증상이
1. 아침에 일어나면 이렇게 사느니 죽는게 낫다
2. 까페 가서 앉아 있으면 주변에 덩치 큰 남자를 보면 갑자기 가방에서 칼을 꺼내서 나를 공격하면 어쩌니?
집에 갈 때도 주변 항상 살피고 다녔어요.
3. 기사에 "극단적 선택" 기사 뜨면 감정이입 돼서 상상하게 되고 내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4. 나 빼고 다 잘사는 것처럼 보였어요
5.비행기 타면 공황장애 일어날 것 같아서 심장약 먹었어요
6.어지럼증이 너무 심해서 침대에 누우면 갑자기 침대가 푹 꺼지거나 서 있어도 쓰러질 것 같았어요
7. 하루 세끼 먹을 생각에 행복 했는데 음식이 아무맛도 안 나고 식욕도 없었어요.
당시에는 약 처방을 받았으나 의사샘이 먹고 싶지 않으면 먹지 말라고 했고
한달 내내 저 증상이 아니라 한달에 일주일 정도 저러니까 그냥 아예 약을 잘 안 챙겨 먹었지요.
사실 2년 동안 일기 쓰기, 등산 등도 했지만 항상 머릿속에는 우울, 불안이 계속 있었어요.
도저히 못 참아서 1월 부터 새 정신의학과로 옮기고 약 처방을 받았는데 의사샘 말씀으로는
별로 안 심각하다며 약한 약을 처방해 주셨습니다. 하루 오전에 한 알 먹고.. 항우울, 항불안장애 약이래요.
1월부터 바뀐점
1. 갑자기 아침에 일어나서 기분이 좋아서 째즈음악을 듣고 집 청소를 30분 해요.
2. 헬스를 매일 아침 1시간해요.
3. 약을 먹고 나면 뭔가 마음이 편안해져서 운동갔다와서 2시간 낮잠을 더 자요
4. 일하고 퇴근 후 저녁먹고 여행 유튜브를 봐요. 나혼자 산다, 라스도 봄
5.하루 1시간 이상 책을 읽고 일기를 써요.
6. 먹고 싶은 음식이 많아져서 맛난 음식 먹으면서 너무 행복해요. 오늘도 오전에 한식 먹고 저녁에 떡볶이, 아이스크림 배달 시켜먹고 즐거워요.
7. 맨날 남하고 비교하고 다른 사람들은 다 행복해 보이고 나만 혼자서 이리 사냐 했는데 요즘엔 제 삶이 너무 감사해요. 마음껏 늦잠 자고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감사하고 병원대신 헬스하는 것도 감사해요.
8.심지어 부모님 80세이신데 계신 것도 감사해요. 제가 걸어다니는 것도 감사하고 5월에 해가떠서 나뭇잎이 초록색이고 공기가 맑은 것도 감사하고요
요즘 점점 제 자신이 황당한게.. 예전에는 악착같이 돈 모아서 서울에 살아야 하고 그러니 서울 아파트가격 생각하면 우울하고 이랬는데 요즘에는 그냥 외곽이나 지방 4억대 아파트 가서 살면 되지 이래요.
예전엔 돈 50억 모아야지 이랬는데.. 요즘엔 그냥 하루 즐겁게 살고 건강하고 온화한 사람으로 늙어 가자 이래요. 심지어 다른 사람에게 나누고 봉사하는 사람이 진정한 부자야 이렇게 바뀌었어요.
지난 번 정신과에 갔는데 의사샘이 약 더 약한 것으로 바꾸자고 했는데 제가 싫다고 했어요.
전 진짜 지금이 너무 행복하고 좋아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지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