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제 결혼이야기 완결

 

4부까지 쓰고 싶은데 화내실 것 같아서 여기서

완결입니다(눈치보고 있다)

 

 

세월은 유수와 같이 흐르고 저는 여전히 미혼이었죠

삼십대중반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엄마가 투석중이셨어요

 

제가 일하고 오기만을 하루종일 기다리시다

제가 집에 가면 <꽃을 보는 것처럼 너를 본다>며

정말 사랑하셨어요 막내딸이었어요

 

투석하시느라 몸이 엉망이 된 엄마가 돌아가시면

사는게 너무 무서워 나도 그냥 죽어야지

 

했던 철딱서니없는 삼십대였는데

 

어느날 엄마가 그러시는거예요

그 사람한테 연락 한번 해보라고

엄마는 그 사람이 괜찮대요(본 적 없음)

 

너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냐고

엄마가 오래 못 살고 죽으면 너는 어떻게 할거냐고

그 사람에게 연락을 해보라는 거예요

 

 

저는 펄쩍 뛰며

 

엄마 그 사람도 벌써 결혼했지

애도 있을거야

지금 연락하면 진짜 화낼거야

화내거나 아님 비웃을걸

절대로 못 해

 

 

엄마는 그건 모르는 일이라고

 

결혼 했으면 미안하다 하면 끝이라며

연락을 하면 저에게 50만원을 현금으로

주시겠대요 그걸 한달정도 주거니받거니 하는데

왠지 그 돈을 받아 뭘 좀 사고 싶은 겁니다(물욕이 많은 편)

 

 

 

그래서 어느날 밤

 

메일함에 남아있는 8번 남자의 메일주소로

편지를 보내고

보낸 후 아이고 너무 후회하고 괴로워하고 있는데

 

5시간도 안돼서 답장이 온 거예요

 

그 사람이 화낼지도 모른다 생각하고 썼는데

그 사람은 화내지 않았고

결혼도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 세번의 데이트를 하며

바래다 준 적이 있는 저희집 쪽으로

오겠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토요일이 되었는데

여러가지로 마음이 복잡하게

그 사람을 만나러 내려가는데

 

 

 

그러니까 그 사람은 4년전 저에게 거절당한후

자기 자신에 대해서 생각했대요

 

그리고 운동을 시작해서 정말 악착같이

살을 빼고 그러니까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그날 저를 만나러 왔는데

 

어 그러니까 심지어 좀 멋있기도 하다?

4년간 그 사람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때!

 

 

 

 

 

 

오빠가 운동을 하고 오다 저를 보고

또 그 사람을 보고 우리에게 와서

 

이 사람이 그 사람이냐며 8번 남자에게

인사를 하고 명함을 꺼내주더니

 

다음주 토요일에 오빠부부와 함께

식사를 하자고 합니다 그리고 저에게

 

아니 너는

 

 

 

 

 

이런 사람하고 안하면 어떤 사람하고 할건데

라고 다 들리게 말을 합니다

(무척 괜찮아져 나타난 8번 남자)

(어떻게된 일이야)

 

 

 

처음엔 엄청 어색했지만 매주 그 사람이 저를

만나러 오고 곧 친해집니다 오빠부부와 식사를 합니다

매주 만나 데이트를 했어요 조금씩 좋아집니다

 

5월에 그 남자의 집에 가서 어머니와 아버지를 뵙니다

그 날에 대해 쓴 글이 여기 어디 있어요

 

 

12월에 결혼을 하고 다음해 2월 엄마가

돌아가십니다

 

 

결혼정보회사에 가보자며

가입비를 마련한 엄마가 저를 데리고 서면에 가요

 

그 토요일

걱정거리 하나도 없는 것 처럼 엄마와 서면

거리를 구경해요

 

남들은 알아서 결혼도 잘하는데

너는 참 이런것까지 엄마가 해줘야 되니 속터져

그런 말 하나도 하지 않고 엄마는 다정해요

못난 자식한테 못났다고 하지 않아요

엄마 언제나 다정했던 우리 엄마

 

 

 

그렇게 엄마는 딸의 배우자를 찾아주고

먼길을 떠나셨어요 이미 몸이 너무 안좋아

제 결혼식에는 오지 못하셨어요

 

 

 

엄마가 가시고 나서 알았는데

엄마처럼 너 좋다는 남자를 만나라 늘 말씀하셨는데

 

 

엄마처럼 사랑해주는 남자를 어떻게 만나

엄마가 그러니까 내가 남자를 못 만나지

 

하고 내 탓은 하나도 없는듯

내가 못하는건 다 엄마탓을 하는

뻔뻔한 자식이었는데

 

 

엄마의 기도는 힘이 있는 것이었어요

 

작은 방에 누워 투석하는 몸으로

딸을 안고 해주던 엄마의 기도는 너무너무

힘이 있는 것이어서

 

 

그래요 엄마처럼 나를 사랑해주는 남편을

나는 드디어 만난 것이었습니다 

8번 남자는 진짜 나를 사랑해요 엄마가 나를

사랑하셨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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