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제 결혼이야기 2

 

그때 아마 서른살이었던 것 같아요

 

짝이 없는데 결혼을 위해 누군가를 만나러

다니는 일이 힘들었어요

 

 

일을 마치고 남들은 재미있게 웃으며 걸어다니는

길을 오늘은 또 어떤 남자가 나올지

모르는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이 처량했어요

 

 

8번 남자

총 13번이라니 아직 몇번 남아있지만

처음 소개가 시작되었을때 초반에 인연을

만났으면 하던 기대감도 그때는 많이 사라진 채

 

 

결혼정보회사에서 소개한 장소로 가는

기분은 이미 울적했어요 일을 마치고 가는 길이라

해가 이미 지고 있는 시간이었죠

저는 처량한 기분으로 걸어갔습니다

 

 

거기서 8번 남자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작년에 결혼 20주년이었던

제 남편을 만나게 되는데

 

첫인상이 정말 아니올시다 였고

(아저씨같은 스타일)

 

 

저는 아이고 차나 한잔 마시고 가야겠구나

생각하는데 그 8번 남자는 그날

그만 저에게 한눈에 반하고야만 것이었습니다

 

 

얼마나 좋아하는지 8번 남자는

제 이름을 계속 부르며

이것도 먹으라 저것도 먹으라며

권하는데 저는 아이고 오늘 보고 안 볼건데

부담스럽구나 속으로 생각합니다

 

 

오늘보고 안 볼거지만 그래도 사람은 괜찮은것

같고

 

나는 결혼 안할거지만

저 사람이 우리 앞집 아저씨거나

옆집 아저씨라면 인상은 좋고

가족한테도 잘할 것 같구나 하고

속으로 생각을 하면서 어쨌든 나는 안할거고

나도 꿈이 있는데

너무 아저씨같아서 오늘만 보고 끝이고

9번을 기약해야겠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첫 소개를 받고 집에 와서

<아니다>라고 보고를 하고

친구들에게도 <오늘도 아니다>라고

보고를 하는데

친구들이

서른살이 넘으면 세번은 보고 결정하라고

조언을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막 서른살이 되었거든요

 

그런가 뭐가 달라질까 싶었지만

그럼 두번만 더 보기로 합니다

 

 

 

8번 남자는 그날 집에 가서 자기 어머니께

<드디어 결혼할 여자를 만났다>고 해서

어머니가 뛸듯이 기뻐하셨대요 8번 남자 34세

 

 

 

그러나 두번의 데이트를 해도 제 마음이 돌아설리는

만무해서(생각해보면 결혼상대에 대한

기준도 없이 사람을 만났던 것 같아요)

(사람을 보는 눈도 너무 없었어요)(언제나 미숙하기만

했던 지난 시절의 나)

 

 

총 세번의 데이트 후 저는 정확하게 거절했고

8번 남자는 왜 자기는 안되냐며 편지와 문자를

보내왔지만 저는 더이상 문자나 편지하지 마세요

라고 했어요

 

 

8번 남자는 출장가는 길에

제가 사는 도시를 자주 지나가는데

그럴때마다 제 생각을 한다며

건강하시라는 마지막 편지를 보내왔어요

 

 

 

 

그렇게 4년이라는 시간이 또 흐르고

저는 34살이 됩니다

 

 

 

 

 

 

3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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