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언니 결혼스토리인데요
언니는 지금 결혼 30년차
얌전하고 평범한 아가씨로 연애 제대로 못하다
맞선을 보게 되었는데 맞선으로 하는 결혼이 잘 성사가
되지 않던 차에 올케언니의 큰어머니가 소개해주신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되었어요
형부 또한 성실한 총각인데 일찍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형부 결혼도 중이 제 머리를 못 깎아
미루어지고 있던 중 형부의 이모께서
저희 언니를 소개해서 둘은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저희쪽은 올케언니의 큰어머니가
형부를 소개
형부쪽에서는 형부의 이모가 저희 언니를 소개
두 분이 지인이셨던거죠
그래서 두 사람은 아들 낳고 딸 낳고
삼십년 해로하며 다정하게 잘 살고 있어요
형부쪽은 유산도 상당히 받고
결혼후 시험도 합격해서 전문직 남편이 되었고
성품도 온화하고 다정해서
무엇하나 나무랄데 없이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데
<오늘><방금 안 사실>
세상에 언니도 얼마전에 알았대요
이모님도 이 사실을 얼마전에 말씀해주셔가지고
그러니까 세상에 지금으로부터 30년전
이모님은 어느날 버스를 타신 거예요
버스는 그날따라 손님이 없고
이모님 근처에 어떤 아주머니 한분이 앉아있을
뿐이었죠
이모님은 먼저 간 언니의 아들이 결혼을 못 하고
있어 늘 걱정이었고 딱히 앞에 앉으신 아주머니
들으라고 한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혼잣말을 시작하신 거예요
우리 조카가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데
결혼을 못 해서 걱정이다
그러자 앞에 앉은 아주머니가 돌아앉으며
조카가 몇살이냐 우리 사돈댁에도 처녀가 있는데
결혼할 나이가 되어서 걱정을 한다더라
두 분은 그날 그 버스에서 우연히 근처에 앉았을
뿐인데 그렇게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앞에 앉은 아주머니가 먼저 내리시며
전화번호 하나 달라고 하셨대요
세상에 총각과 처녀는 그렇게 만나 부부가
되었다네요 20주년 30주년이 지나갔어요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두 여성이라니
먼저간 언니 아들 걱정하던 그 마음과
사돈댁 처녀까지 걱정하던 그 마음이 만나
천생연분 한평생 행복하게 사는 한쌍의 부부를
만들어낸 것이었습니다
저 방금 듣고 바로 와서 글 써요 ㅎ
제 결혼 스토리도 좀 재미있는데 다음에 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