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하루 만남 전 장소 바꾼 남자 후기 (어죽)

첫 만남은 수원에서 했고, 아무것도 모른채 남자가 직접 수원까지 와서 만났습니다. 만남 후 서로 연락을 이어가며 두 번째 약속을 잡았는데, 원래는 남자가 다시 수원으로 오기로 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만남 하루 전,

남자가 "충청 지방 어죽집에서 보자"고 제안하며 장소를 자신의 지역으로 변경했습니다.

(참고로, 제가 지난 만남에서 “그쪽 지역은 어죽 유명하잖아요~ 먹고 싶었어요” 정도의 얘기를 가볍게 하긴 했지만, 이번 약속을 정할 때는 그가 먼저 ‘내가 갈게요’라고 말한 상태였어요.

처음 약속은 본인이 오겠다고 한 상황이었고,

장소를 바꿀 때 별다른 양해나 설명 없이 자연스럽게 제안하는 식이었습니다.)

 

어제 댓글 조언을 참고해,

"일단 한 번은 가보고 판단하자"는 마음으로 내려갔습니다.

 

만남 당일 어죽값은 남자가 계산했습니다.

어죽집 맞은편에 있는 디저트 가게로 이동했는데,

남자가 계산대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았지만,

저는 원래 '1차 얻어먹으면 2차는 내가 산다'는 주의라 자연스럽게 카드를 내밀었습니다.

그때 남자는 "아, 계산하시게요?"라는 말만 했을 뿐,

별다른 행동이나 배려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제가 "처음 수원 오셨을 때 고생 많으셨겠어요"라며

돌려서 먼 거리 이동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지만,

제가 충청 지방까지 내려간 것에 대해서는

감사나 미안함 표현이 따로 없었습니다.

 

어죽을 먹고,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신 뒤,

3시간도 채 안 되어 남자가 일어나자고 해서 일어나게 되었고, 별다른 구경이나 추가로 함께 시간을 보내려는 제안은 없었습니다.

 

만남 이후 전화 통화를 했는데,

남자가 "우리 이제 말 편하게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통화 중 자연스럽게 요금제 이야기가 나왔는데,

남자가 매우 저렴한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평소 돈을 아끼는 성향이 강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남자는 "첫 만남 때부터 제가 자기에게 호감이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고 

 

제가 느끼기에는,

- 이 남자는 저에게 어느 정도 호감은 있지만

- 아주 마음에 든다기보다

- 적당히 괜찮다 정도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거리 이동 문제나, 금전적인 부분(계산할 때나 대화 스타일)에서도 상대가 저를 아주 특별하게 여기거나 크게 배려하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종합했을 때,

남자가 제가 남자에게 호감이 있다는 걸 알고 마음을 알기 어려운 여자에게 행동하는 것과 달리

 

- 약속을 쉽게 바꾸는 태도 

- 먼 거리 이동에 대한 배려 부족

- 디저트 계산 상황에서 느껴진 미묘한 계산적 성향

- 적극적이기보단 적당한 선에서 관계를 유지하려는 느낌 등으로

 

솔직히 두 번째 만남이긴 하지만, 긴가민가 합니다.

 

 40대이고, 인연을 쉽게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지만, 과연 이 만남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여기서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이 맞을지,

현실과 감정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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