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 오고해서
집 앞으로 커피 마시러 왔어요
기존 프랜차이즈 매장을 개인이 인수해서
2층 공간이 넓은 곳인데
보통 점심 시간 지나야 사람 차는데
올라오자마자 넥타이 입고 깔끔하게 정장 차림의
젊은 청년들 넷이 중앙에 자리 잡고 있더라구요
저는 구석에 자리 잡고
태블릿 꺼내고 어쩌고 하느라 이어폰 끼기 전에
그들의 대화를 어쩔 수 없게 듣게 되었...
근처 회사에서 이른 점심 먹고 커피 마시러 왔나 했죠
막 사나운 말투도 아니고 서로서로는 엄청 친한 분위기
문제는. 대화의 내용.
-그래서 뭐 준비한다고?
-케잌에다가 문구 넣어야지 좋아하실까?
-막상 보시면 감동 받으실껄
여기까는 뭐. 가족같은 회사인가 했네요
-우리 목사님이 은근 그런거 좋아하지
엥? 이어지는 대화는 차마 옮기기도 벅찬
목사님 목사님 ....우리 목사님
한창 목사님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가네요
에고야..ㅠㅠ
PC방 가본 지 10년도 넘었다고
요즘 음식도 시켜먹는다고 서로들 신기해함
이제 일어나네요. 집으로 간다고.
많아야 30대초 20대 중후반으로 그들은
지금 막 자리 정리하고 일어서서 나갔습니다.
이 짧은 대화에 제가 무슨 소설 쓰는 건
우습긴 한데, 그냥 마음이....
사람 사는 모습이 다 같진 않죠
정답이 어딨겠냐요
제가 너무 고루한 지도 모르죠
제가 너무 일부만 보고
침소봉대하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지만
저들이 좀 더 생산적인 일로
이 평일 아침이 바빴으면 좋겠다는 생각 해봅니다
글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