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사는데 옆집이 집채만한 개를 키워요. 가끔 엘베탈 때 마주치면 그집 딸이 (개한테)끌려나오는데 솔직히 무서워요. 당연히 입마개 안하고요. 한번은 그집 딸이 나온다고 문 열다가 그 개가 먼저 튀어나와서 저희애한테 달려들고(당시 초1) 저한테도 달려들고 복도랑 계단으로 뛰어다녀서 혼비백산. 그후론 한동안 엘베 탈때마다 공포스러웠어요.
보통은 마주칠 때 도저히 같이 탈 수 없어서 제가 그냥 집에 들어왔다 다시 나오는데 한번은 재활용 플라스틱 부피가 컸어요. 엘베 한참 기다려서 드디어 타려는데 그집 딸이 또 개 끌고나와서 너무 짜증나더라고요. 엄청 추운날 복도에서 기다리느라 힘들었거든요. 근데 박스랑 그 개랑 같이타면 다른층 사람들 탈 자리도 없을 것 같고 그럼 자기가 눈치껏 다음거 타던가 막무가내로 엘베로 들어가버려서 저는 할 수 없이 다음꺼 탔어요. 어제는 제가 막 내리려는데 그집 남자는 타려고 문 열리자마자 개끌고 달려들어서 정말 코앞에서 부딪혀서 제가 어머!하고 놀랐거든요. 그럼 개줄을 당겨서 좀 피해줘야하는 거 아니에요? 꼼작도 안하고 있어서 제가 그 큰개 옆으로 피해 내렸는데 무섭고 기분 안좋더라구요. 그와중에 제 남편이 안녕하시냐고 인사하는데 그것도 씹고.
그런데 지금 이 시간 복도에서 큰소리가 나서 나가보니 엘베 붙잡고 있는 두명, 그걸 현관문 열어놓고 집안에서 배웅하는 두 세명. 어른 다섯이서 큰소리로 웃고 떠드는거에요. 새벽 두세시에도 큰소리 낸적 있지만 그건 엘베 내려서 자기집 들어가며 수다떠는거라 잠깐이라 참았는데 이건 엘베 붙잡고 할말이 더 남았는지 수다삼매경.
새벽에 문 쾅쾅 닫고 들어가는 건 그냥 포기하고 사는데 이건 참...
제가 현관문 살짝 열고서 좀 조용히 해달라고 너무 시끄럽다고 지금 새벽 12시 넘었다고 낮게 말했는데(결코 친절한 목소리는 아니었고 그러고싶지도 않았어요) 자기들끼리 별꼴이네 뭐네 대놓고 욕하는걸 못들은 척하고 그냥 들어왔어요. 11년째 이러고 살고있는데 오늘을 계기로 사이는 더더 나빠질 것 같은데 요즘 미친사람들 많으니 그냥 제가 참고 살아야할까요. 어떻게 현명한 대처법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