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우리 삼촌 이야기

돌아가신 친정아빠 나이 23살 되던 해에

태어난 막냇삼촌은 나와는 10살, 언니와는 6살 차이다. 엄마가 시집 와 보니 5? 6?살 꼬마여서 시동생이 아닌 아들처럼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재우며 자식 키우다시피 하셨다.

 

삼촌의 직업은 경찰이었는데 최근에 정년 퇴임을 했다. 삼촌은 S대 근처에서 사는 형 집에서 얹혀살며 재수를 했는데 실제 S대 생들과 친해지면서 민주투사라도 되었던 것인지

어쩌다 시골에 내려오면 나에게 믿지 못할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전두환이 어떻게 대통령이 되었는지, 김재규는 왜 박정희를 쏘았는지...광주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그 때 내 나이 고작 열 살이었다. 

 

그랬던 삼촌이었는데...

직업이 그래서 그랬나...

키도 크고 운동도 잘 하고 호남형 얼굴이었던 너무나도 멋졌던 나의 우상은 극우꼴통이 되어있었다...요샛말로 어질어질했다.

안부차 서로 통화하다가 어찌어찌 정치 얘기가 나오면서 서로 커밍아웃이 된 셈.

잠자코 듣고만 있다가 결국에는 나도 삼촌을 받아버렸고 다시는 연락하지 마시라며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내가 워낙 좋아했던 오빠같은 삼촌이었고 아랫사람이  굽히고 들어가는게 맞지 싶어 며칠 후 문자로 먼저 사과하며 서로 정치 얘긴 하지 말자하였다.

 

그게 재작년? 일이었고 그 후로 삼촌과는

잘 지내왔다. 그러다 윤돼지가 사고를 치고

삼촌은 얼마 후 퇴임을 했다. 나는 대규모 집회 등으로 전국 각지에서 경찰들이 동원되는데  마침 퇴임하셔서 여러가지로 신경 쓸 일 없어 다행이라며 축하 아닌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그렇게 삼촌과의 대화는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이루어졌다.

 

그랬던 삼촌과 엊그제 통화를 하는데...

나라가 이게 뭐냐? 응? 윤석열이도 말야 , 응? 하시는데 

순간, 아 올 것이 왔다 싶어 눈을 질끈 감았다.

 

"빨리 파면되야지 않겠냐?"

헐~~~~

아니 삼촌 웬일이래요? 나 깜짝 놀랬네 하니

 

나는 이제 공무원도 뭣도 아니고

중립 안 지켜도 돼! 하시며

 

삼촌은 이재명 찍을거야!

나도 오해 많이 했는데 알수록 진국이더만?

하시는 거다.  삼촌, 저도 그랬어요 블라블라~

삼촌은 내가 주말마다 집회 간다 하니 집회장에서 시간 맞춰 얼굴보든가 하자 하셨다.

 

충청도가 고향, 경기도 거주.

지난 대선에 이재명 싫다고 투표 포기한 사람// 친정엄마, 언니, 우리 부부, 아들, 남동생.

지금은 이재명 건들면 가만 안 있겠다로

모두 돌아섰다. 그 중 남편은 운동권 학생이었음에도 투표를 포기했었을 정도니 이재명을 얼마나 싫어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형부는 모르겠다.  어쨌든 그 중의 백미는

뭐라 해도 삼촌이 아닌가?

 

헌재의 모습을 보면 속이 타 들어가간다.

그러나 결국은 우리가 이길거라 믿는다. 

꼴통인 우리 삼촌마저도 마음 돌리게 한

지금의 이 상황은 너무나 비상식적인데

헌재가 그걸 모를리 없고 결국 더 가열차게

헌재를 압박하고 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진보계열 중심으로 국민과 지지자들이

한데 모이고 연대한다면 결국 순리대로

풀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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