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저 좋은 대학 나와서 크게 별 볼 일은 없지만 그래도 일인분은 하고 살아요. 캠퍼스 커플로 만났고 오래 연애했고 비슷비슷한 동네에서 중고대시절 보내서 서울살이하며 아는 사람들도 많고 동네도 크게 머리는 안떠나봐서 안정적으로 살았던 거 같아요. 누가 많이 아프거나 특별히 힘든 일 같은 것도 없었던 거 같아요. 그냥 무난한 ..
그래서 더 그런지는 모르겠어요 . 아니면 그냥 막연하게 자식도 우리만큼은 하겠지 생각도 했고. 저도 부모님께 공부스트레스 받아본적이없어서 부모님처럼 자식 키우면 알아서 할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란걸 깨닫고 편하게 받아들이는데 한 3-4년 쓴거같아요.
초등 때는 그냥 우리 아이가 좀 늦되니, 해외다녀와서 언어도 좀 지연되었으니 나중에 한꺼번에 폼이 오르겠지.
중등때는 코로나고 힘들어서 그렇겠지. 남자애니 잘 치고 올라가겠지 하며 온갖 서포트 다했고요
고1 2때는 말도 안 된다 이게 진짜 성적인가... 몸부림.. 그나마 아이 앞에서 의연한 척 할려고 애썼던 지난날 생각하면 ^^ 많이ㅡ울기도하고 아이와 맘으로 갈등도 빚고 다그치기도 하고요.
이제는 아이가 고 3 인데 이제 모든 것을 조금더 겸손하게 받아들이게 되네요. 그러다 보니까 아이도 정말 너무 예쁘고요 그게 무슨 다 소용이냐 성적으로 행복한 것도 아닌데. 싶고요.
'좋은 대학 나와도 그냥 회사 다니는 거 밖에 없는데 뭐- 너 깜냥되는만큼 해도 괜찮아' vs '이거라도 안나오면 이 험한 세상 어찌사냐' 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발짝 편안함을 찾은 것 같아요
원서 쓸 때 되면 다른 마음도 많이 들겠죠..
아는 선배 언니는 아이 고2 겨울 방학 때부터 엄마가 위염 진단받고 계속 진행중이라고 하더라고요. 정신승리하는 내가 이상한건가 싶기도 하고요.
우선 지금 마음이 편안해요 남편이 사실 진짜 힘들어해서 저도 힘들었는데, 남편도 어느정도는 마음을 좀 잡아 가는 것 같아보여요.
참 인생이... 쉬운것 같으면서도 어려워요. 놓치고 있는건...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