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조문 복장에 대해 생각이 달라지네요

50대 중반이 되니 집안 어르신들, 지인 부모님상 등

장례식장에 조문 갈 일이 확 늘었어요.

어제도 지인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갔었는데

조문만 하고 온게 아니라 늦게 도착하는 일행들 기다리느라

두 시간 넘게 있다 오게 되었어요.

 

모처럼 오랜 시간 장례식장에 있다보니

오가는 조문객들을 보며 깨달은게 있었어요 

옷차림 만으로도 예를 갖추고 애도를 전달 할 수 있구나.

 

전업이다보니 거래처나 어려운 관계의 조문을 갈 일도 없고

결정적으로 제가 블랙옷을 안 입어요.

특히 겨울만 되면 온 국민이 교복처럼 입는

블랙 아우터에 질려서 저는 절대 블랙 아우터를 안 사서

단 한벌도 없어요.

그나마 겨울에 조문 갈 일을 대비해서 이번 겨울에

블랙 반코트를 하나 장만해놓긴 했지만 

어제 입기에는 너무 더운 날씨였어요.

 

게다가 젊어서부터 자켓이 정말 안 어울렸어요.

나이 들어 군살까지 붙으니 단정한 자켓룩은

고려해보지도 않았던터라

언제나 제 조문 복장은 마지못해 사놓은

까만 셔츠나 니트 반팔 원피스 한 벌 뿐이였어요.

 

그런데 조문객들을 보니 남자는 물론 여자분들도

차르르한 광택이 살짝 나는 정돈된 핏의 자켓 정정안에

똑 떨어지는 단정한 넥라인의 블랙 이너를

갖춰입으신 분들이 너무 정중하고 품위 있어 보이더군요.

 

중년 여성분들의 경우 자켓 대신

장식이 과하지 않은 탄탄하고 질감 좋은 더블 가디건 자켓에 

발등을 덮지 않는 스트레이트 팬츠만 입어도

참 단정했어요.

 

물론 저처럼 색상만 검정색일뿐 일상복 입고 오신

분들도 많았지만 고인과 상주에게 예의를 표하는데

저도 격식을 갖춰 제대로 입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 겨울옷들 세일도 많이 하니 제 블랙 자켓과 

질감 좋은 블랙 넥타이 사러 나가야겠어요.

어제 남편 넥타이가 너무 후줄그레해서

어디서 산거냐고 물었더니 다이소에서 샀다고 ㅜㅜ

오늘 일 보러 나간 길에 일단 골지 아니고 종아리까지

길이도 충분히 긴 남편 까만 양말은 사왔어요.

 

제대로 격식을 갖추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크고

장례식장에서나 보게 되는 오랜만에 만나는 친척이나

친구들도 많은데 대충 주워입은 후줄그레한 모습보다

좋은 인상 남기고 싶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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