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 전 이사온 이웃이 있는데
하루는 일요일 오전인데
아이가 소리를 지르고 울부짖더라고요.
(나중에 엘베에서 보니 중학생이었어요)
벽에 계속 뭘 던지는지 둔탁한 소리가 나고
20분도 넘게 그 상태가 지속됐어요.
듣기에 고통스러웠어요.
아파트 계단을 한층씩 올라가며
어디서 소리가 나나 찾아보고
경찰에 신고했어요.
가정폭력같다고요.
그렇게 뭔가를 던지고 했으니
집이 엉망일 것 같아
혹시 시치미를 떼더라도
집안과 아이 상태를 확인해주시라고 부탁드렸어요.
베란다에서 경찰차가 오는 것을 보고
기다렸더니 경찰분께 전화가 왔어요.
중학생인 아이가 제 분에 못이겨 난동을 피운거라고요.
믿기는 어려웠지만
제가 본 것도 아니니 학대당한 게 아니면 다행이다 생각했죠.
가끔 엘베에서 보는 아이는 그 정도로 난폭해보이지는 않던데 어디서 그런 공격성이 나오나 싶었어요.
그리고 한동안은 잠잠했는데
다시 몇달 전부터 아이 우는 소리와 아빠 고함소리가 들리는 거에요.
낮에 잠깐 그러다가 또 저녁에 그러고
엄마도 있는지 여자 목소리도 들리긴 하는데
말리는 건지 아이를 혼내는 건지 분간이 안됐어요.
일주일, 이주일에 한번씩.
오늘 또 그러길래
결국 경찰에 신고했어요.
오늘은 아빠가 고함을 치고 벽에 뭔가가 부딪치고
아이는 울면서 비는 듯한 소리가 나더라고요.
오래된 아파트라
안방 화장실로도 소리가 들리거든요.
겅찰분께는 왔을 때 상황이 끝났더라도
꼭 아이 상태를 확인해주시라고 부탁드렸어요.
이런 상황이 한참 지속되고야 신고를 하게 되니
전화를 하면 상황이 종료될 때가 있더라고요.
이 집 아이가 평소에도 소리를 지르거나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쿵쾅거리고 걸어서
저도 이 집 식구들이 참 싫은데,
그래도 아이를 생각하니 신고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신고하면서도 난폭한 아이 아빠가 제가 신고한 것을 알고
해를 가하면 어떡하나 걱정되기도 했지만
아이가 이런 일을 너무 자주 겪으니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까 싶기도 했구요.
아이 아빠가 저렇게 애를 때리는데
아이 엄마는 이혼이라도 해야하는 건 아닌지
참 어렵네요.
아이가 너무 불행할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신고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