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에서 10년 정도 알고 지내는 사람이 있어요. 다른 분들은 연령이 좀 높고 저와 지인이 비슷한 연령에 취미가 맞아 어쩌다 개인적으로 만나기도 하고 편하게 친구로 말도 놓고 지냈어요.
이 친구가 우울증을 앓기 시작한 건 저를 알기 이전부터였다고 해요. 중간에 심해지고 나아지길 반복해서 정신병동에 입원치료를 한적도 있고 전기치료를 받기도 했어요.
그전에는 우울증이 깊어지면 한없이 말수가 적어지고 집에서 나오지 않고 의기소침해지고는 했어요. 그런데 작년부터 뭔가 사람이 달라졌네요. 치료는 잘 받고 있냐고 하니 뭐 늘 하던대로 하고 있다고 말을 흐리더니 다른 사람 통해 얘길 들으니 약도 증량했다고 해요.
그런데 뭔가 공격적이 되고 사소한 말도 곡해해서 듣고 다른 사람들에게 제 험담을 하고 하소연을 하네요. 그러더니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에 다 오해를 하고 무엇보다 제가 또래이니 제가 자기를 질투하고 견제한다는 둥 이상한 소리를 했다고. 저도 예전엔 안그랬는데 작년 부터인가 새삼스럽게 제가 무슨 행동이나 말을 하면 바로 치고 들어와 반대를 하거나 남들이 제 의상이나 머리에 대해 칭찬이라도 하면 그런건 예전 스타일이라고 하거나. 아님 우울한 표정으로 입꾹하거나. 급기야 모임장에게 모두가 자길 기분나쁘게 한다고 하며 이 모임에는 저는 필요하고 자기같은 사람은 안필요하지 않냐고 항의같은걸 했다네요.
전 파트타임 알바를 하며 짬을 내서 하는 모임이라 서실 다른 멤버들에게 거의 일일히 관심을 못두고 있었어요. 게다가 부모님도 아프셔서 간병도 해야하고. 간신히 모임장이랑 지인에게만 신경쓰고 특히 지인은 마음이 아픈사람이라 가끔 만나서 밥도 먹고먹거리도 챙겨주고 한건데.
참 너무 속상하네요.
앞으로 모임에서 이 사람을 어떤 마음으로 대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우울증이 깊어지면 병이 이렇게 다른 양상으로 보이기도 하나요. 그 지인을 생각해도 안타깝고 속상한 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