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친구가 일 년만에 연락왔는데요

동네친구긴 한데 오래된 친구에요. 20년 거의 됐네요. 큰애 작은애 둘 다 애들 나이가 같고 유치원도 같이 보내고 어릴 때부터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 하고 서로 의지하며 애들 키웠어요.  생각해보면 다행인지 애들이 초중고는 다 다르게 나와서 잘 지낼 수 있었던 거 같기도 해요.  그러다 저희 큰 애가 대학가고 그 집 애가 재수하면서 좀 멀어지더라고요. 자기 애가 재수해서 마음이 안좋으니 당분간 잠수탈 거라 해서 저도 이해하고 서로 연락이 뜸했어요. 그렇게 되니 확 멀어지더라고요. 그러다 친구 큰 애가 삼수까지 하고 서울대 갔다 연락와서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고생 많이 했다 해주고 밥도 한 번 먹고 했는데 그게 재작년이고요. 

작년에는 자기 둘째 고대 붙었다고 연락이 온 날 우리 둘째는 수시가 다 떨어져서 슬퍼하고 있는 날이었는데 어떻게 발표한 날 확인하자마자 연락을 하는지, 우리 OO이 고대 붙었어. 너네 둘째는? 이라고 왔어요 그 때 좀 어이없었지만 축하한다 우리는 지금 다 안되서 정시넣어야지 했더니 우리 서울대 가려고 재수시킬거야 하더라고요. 

그러고 나니 저도 연락도 하기 싫고 그 친구도 작은 애 재수하니 또 잠수타고 그렇게 또 일년이 흘러, 올 해 서울대 붙었다고 연락이 왔어요. 보니까 시간이 저한테 톡한게 서울대 발표 떠서 확인하자마자 톡했더라고요. 그런데 잘 지냈냐거나 어떻게 지냈냐거나 그런 인삿말 한 마디없이 정말 첫 문장이 "우리 OO이 서울대 붙었어" 이렇게 왔어요. 축하한다고 했지만 음 뭐지?하는 기분이 들었고 정말 1년만인데 마치 이 말만 기다린 사람처럼 ㅎㅎ

엄청 기뻤을텐데 가족들과 기쁨도 누리고 파티도 하고 한 숨 돌리고 난 후 연락했어도 됐을텐데 확인하자마자 저한테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했나봐요. 아니면 잘지내? 라고만 했어도 제가 먼저 물어봤을텐데,,, 

그리고선 자기도 이제 애들 다 대학 보냈으니 시간 많다며 같이 많이 놀자는데 저는 그 사이에 일도 하게 되고 그 친구에 대한 마음도 많이 떴네요. 하긴 그 친구도 그렇게 알려주고 난 뒤 또 연락이 없긴 해요.  

그 친구는 저보다  훨씬 잘 살고 애들도 우리 애들보다 공부도 다 잘했고 해서 애들 키울 때 저는 라이벌같은 마음이 전혀 없었는데 우리 큰 애가 먼저 좀 좋은 대학간걸로 긁혔었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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