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으로 봐도 저희 엄마는 아들 며느리 오면 최대한 편하게 해 주고
시집살이는 안 시키는 편이었어요.
행여나 며느리한테 섭섭한 거 있다고 저한테 말씀하셔도
저도 애들 키우는 올케 편 들어주기도 했구요.
얼마 전에 엄마 형제분들 모시고 조촐하게 칠순 잔치를 하고
나름 남동생네랑 저희랑 준비한 거 잘 했다고 칭찬도 듣고
다들 좋게 잘 끝났어요.
올케가 엄마 진짜 생신때 축하 전화 드리고
칠순 용돈 입금을 해드린다고 했나봐요.
(그런데 전화 끊고 또 바쁜 일이 있어 깜빡했다고..)
엄마도 요즘 바쁘셔서 통장 확인을 못 하고 계시다가
어제 확인했는데 돈이 안 들어왔더래요.
그래서 혹시 계좌번호 틀리게 써서 엉뚱한 데 보낸 거 아닌가 싶어
전화를 했는데 며느리가 깜빡했다고 죄송하다고 하고
바로 보냈다고 하네요.
엄마가 이 지점에서 엄청 열이 받으셨는지
됐다고 바로 되돌려 보냈나봐요.
그동안에도 명절 때나 돈 드릴 때 이랬던 적이 몇 번 있었나봐요.
(미리 준비해서 드리는 게 아니고 집에 가면서 입금하는 방식으로..)
게다가 일이 꼬이려면 이상하게 꼬이는지 칠순용돈 입금하는 과정에서도
엄마한테 오해가 쌓이게 됐어요.
그래서 전 애들 키우느라 정신 없으니 좀 넘어가라 했는데
이런 것들이 쌓여서 어제 폭발했네요.
저도 급하게 남동생네랑 통화하고 엄마랑 통화하다가
직접 가서 다른 화제로 돌려 이야기도 하고 헛소리도 해가면서
나름 풀어드리려고 했는데 엄마는 아직도 안 풀린다고 하시네요.
저도 정신줄 놓고 사는 편이라
실수한 부분은 있어도 올케 욕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런데 엄마가 너무 열받아 하시고
오늘까지도 심장도 답답하다고 약국 가시는 이야기 들으니
어떻게 하면 풀어드릴 수 있을 지 고민이 됩니다.
ps : 원래 엄마가 다른 사람 앞에서 자기 감정 들어내는 사람이 아닌데 갑자기 이런 건 혹시 치매 초기 증상일 가능성도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