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입시를 마치며..자랑이에요

드디어 둘째 입시를 마쳤어요

저희 둘째 33주 조산아로 태어나서

선천적 사시 약시 발달장애 학습장애가 있었어요

어릴때 사시 교정수술은 잘했는데

약시는 나아지지 않아 성인된 지금 한쪽시력은 안나와요

6세 웩슬러 검사때 지능장애 수치 나와서

사회성 학습발달 미술 치료 받았고

7세 유치원때 담임샘이 초등 입학유예 권하셨고

9세 초2때 담임샘께서 또래보다 많이 느리다고

학습장애치료 받는지 확인하셨어요

어차피 공부 안될아이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서

내내 최소한의 학습만 시키고 많이 놀렸어요

중딩때가 가장 힘들었는데

애가 학교 자체를 안갈려고 했어요

자퇴시키고 대안학교나 외국으로 가는 방향 알아보던중

코로나가 터졌어요

코로나 덕분에 학교를 안가니 어찌어찌 버텨서

중학교 졸업했어요

증학교 거의 꼴등으로 졸업했어요

인문계 고딩진학이 가능한지 중3담임쌤과

진지하게 고민하고 상담해서 결국 동네 남고로 진학했어요

9등급 예상했고 오로지 고교 졸업이 목표였어요

그런데 애가 고등가더니 학교를 잘 가더라구요

친구가 생긴거에요

사회성제로에 눈치제로여서 그동안 친구가 없었는데

남고에 갔더니 울애랑 비슷한 애들이 있었나봐요

3명이 단짝이 돼서 다니더라구요

여전히 공부는 못했지만 학교 잘 다니는게 너무너무 기특헸어요

그러다 갑자기 수학점수가 좋아졌어요

고1 첫 모의고사에서 수학 5등급이 나오더니

(이때도 깜짝 놀랐어요)

고1말쯤 3등급이 됐어요

그후로 쭉 3등급하다 고3되니 2등급까지 나왔어요

평생 선행 한적 한번도 없고

내신때 동네학원 내신특강 5주짜리 다닌게 전부에요

고3되는 겨울방학에 대치동 학원에 다니겠다 하더라구요

알고보니 단짝 친구가 윈터스쿨 등록했더라구요

얼씨구나 보냈어요

그후로 고3내내 열심히 학원 다녔어요

오히려 제가 주말엔 학원 가지말고 엄마랑 놀러가자고 

꼬셨는데 친구랑 열심히 학원 스카 다녔어요

그리고 수능을 봤는데 우리애 평생 가장 좋은 점수가 나왔어요

남들 보기엔 보잘것 없는 성적이겠지만 우리애 기준으론

어마어마한 점수에요

지금도 눈물나오네요 ㅜ

그리고 인서울 가장 끄트머리 대학 추합됐어요

우리가족 모두 어안이 벙벙할 정도로 놀라고 기쁘고

정말 서울대 간것보다 기뻐요

초딩때 수학 단원평가 40점 맞던애가 

미적분을 어찌 풀었는지

전교에서 한글 젤 늦게 뗀애가(초1 말쯤 겨우 뗐어요)

그 긴 국어지문 어찌 읽었는지

모든 학원 레벨테스트 통과 못해

개인과외밖에 못했던 애가 

고3내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대치동 학원을 어찌 다녔는지

너무 신기하고 아직도 현실 같지 않아요

사실 둘째 키우는 내내 너무 행복하고 좋았어요

애가 공부 못하는거 빼고 너무 착하고 사랑스러워서

우리 가족모두 애 없었음 어쨌을까 싶을만큼

가족 모두의 기쁨이자 행복의 원천같은 애였는데

생각지도 않은 성취(?)까지 이루는걸 보니

정말 말할수 없이 기뻐요

제 인생도 끊임없이 행복과 좌절의 반복이었는데

지금 가장 기쁨의 꼭대기에 있어요

이 기억으로 앞으로 또 힘든일이 닥쳐도 버틸수 있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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