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의대 필수과 교수에요
의대정원 문제로 불거진 의료사태 이후, 매주 1회 밤당직 + 월 1회 주말 당직 + 주 2회 정도 낮 콜당직을 서요
처음에는 곧 좋아지겠지 하고 버텼는데, 이젠 좋아질 희망도 없고 50 넘은 나이에 당직 서면서 일하려니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대요
다른 직종은 밤당직을 서면 다음 날 낮에는 쉬겠지만 지금은 밤당직 서고 그 다음날 낮에는 원래 하던 일들을 그대로 해요
남편 나이가 좀 애매해서.. 퇴직하고 다른 데 가기엔 늦고, 그렇다고 일을 안 하기에는 이르고 해서 그냥 하고 있는데 더 젊은 교수는 2차 병원이나 개원 쪽으로 알아보고 있고 나이 많은 교수는 퇴직을 앞당기는 상황이에요
그렇다보니 지금 빠듯한 인력으로 당직 서면서 버티는데 한 사람이라도 나가면 남은 사람들이 버티기 힘들어지는 구조에요
의대 교수 월급이 일반 대학 교수보다는 많아요
대학교수 월급 + 진료수당이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2차병원이나 개원가에서의 수입보다는 적어요. 그래서 대개 학문적인 욕심이 있거나 삶의 질을 찾는 사람들이 대학에 남는데 지금은 삶의 질도 엉망이고 학문적인 연구 할 시간도 안나서 젊은 의사들은 대학에 남으려고 하지 않아요
그러니 앞으로 좋아질 거라는 희망도 없고 더 나이 들기 전에 퇴직해서 적당히 살아야 하는 하는 고민도 들고...
그런데 이 지역 전체에서 남편 세부전공이 남편밖에 없어요
응급 터지면 3시간 내에 해결해야 하는 환자가 갈 데가 없다는 거에요 ㅠㅠ
오늘도 주머니속의 사직서를 만지작거리며 당직근무 하러 나간 남편을 보며... 이 사태가 해결될 수 있을까, 몇 년 후의 의료는 어떻게 될까.. 생각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