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면 저는 청소년 시기부터 우울증이 있었던 것 같아요.
서른 무렵에야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처음으로 약 처방 받았고, 지금까지 10여년 정도 계속 먹고 있어요.
제 약은 세로토닌 농도를 일정 수준 유지해주는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이고, 의사선생님 말씀으론 독한 약이 아니며 용량도 적으니 계속 먹어도 무방하다 해요.
약의 효과는 저조한 기분의 상승 그리고 유지로, 일상생활에 큰 도움이 됩니다.
가끔 문진표를 작성해보면 제 정신건강 상태는 최상에 가까워요.
그런데 오늘 대전에서 일어난 참사를 보고 잠이 오질 않습니다... ㅠㅠ
어른을 우호적으로 대하는 맑은 영혼을 가진 아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참담하기 그지없습니다...
그 범인은 우울증을 앓았다고 보도되는데, 저는 그 사람이 신경증이 아닌 정신증 환자일 거라 확신합니다.
저는 조금 소심한 친구들의 작은 표현(비언어적인 경우가 많아요)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적절한 반응을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어린 시절 반응적인 돌봄을 받지 못한 상처를... 거름 삼아 살아가고 있는 사람입니다. 어린 시절 존중받는 경험이 얼마나 귀한지를 아니까요...
대전의 40대 그 범인이 너무나도 밉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