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인들이 여러 면에서 대단히 눈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다.
본인과 타인의 외모나 스펙, 능력에 대한 기준도 까다롭고, 누리고 싶어하는 경제적, 문화적 수준에 대한 기대치도 매우 높다.
심지어 연예인의 외모도 어디가 조금만 부족하다 싶으면 가차없는 평가와 비교의 대상이 된다.
내 눈에는 조연으로 나오는 배우들도 쳐다보기조차 힘든 대단한 미남 미녀들인데, 어떻게 그런 박한 평가를 할 수 있는지 신기할 때가 많다.
'올려치기'나 '내려치기' 같은 말들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정치인도 예외가 아니어서, 우리나라에선 '그만하면 괜찮은' 정치인들에 대한 평가가 참 박하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그렇다.
지적하려 들면 문제가 없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그만하면.. 그만하면 잘 하지 않았나.
(개인적으로는 '그만하면 잘했다' 보다 훨씬 후한 평가를 하고 있지만 모두가 그정도까지 동의하길 바라지는 않는다)
한국 정치사에 문재인정도 괜찮은 인물이 몇이나 되나.
본인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누군가보다 부족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면 바로 나쁜 인물이 되나?
그만한 인물이 대통령이 되어 그만큼 했으면 긍정적으로 봐줄 수 있지 않나..
같은 맥락에서, 누군가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만 해도 '문빠'라는 비아냥을 감수해야 하는 것도 참 부당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눈이 높은 건 나쁜 게 아니라고?
아니 그렇게 눈 높은 국민들이, 왜 이명박, 박근혜, 윤석열 같은 자들을 대통령으로 뽑나.
'그만하면 괜찮은' 정치인이 사정없이 내려쳐질때 이익을 보는 건,
진짜 욕먹어야 할 악질 정치인들이란 사실을 모르는 사람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