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안 되는 거죠?
저 신혼 아니고 결혼 20년 넘었어요.
아직도 설거지 문제로 저 혼자 열받아요.
이 남자는 설거지를 그냥, 안 해요.
제가 그릇을 좋아해서 집에 그릇이 많다는, 그것도 제 잘못이네요.
하루에 음료수 10잔은 마시는데 (둘다 재택하는 날이 많아요) 남편은 매번 새 컵을 꺼내 써요. 밤이 되면 책상에 10잔이 쌓여요. 제가 정말 일이 바쁠 때는 종이컵 종이 접시 내 놔요. 그래도 도자기 컵만 찾아요.
같이 밥을 먹고 나서 설거지를 하는 일은 없어요.
자기가 음식을 만들면 당연히, 내가 요리도 했는데 설거지까지 하라고? 그러고 안 해요. 근데 이 남자가 조리하고 지나간 부엌에 들어가보면요, 누가봐도 진심 욕나와요. 소꼽장난도 정도껏 해야지, 있는거 없는 거 각종 조리도구 다 꺼내서 난장판을 만들어 놔요. 이걸 만들면서 이 모든 걸 다 꺼내 써야 했다고? 기가 막혀요. 제가 음식 만들면, 씻어가면서 하니까 설거지 거리가 별로 없죠, 그래서 남편은 또 안 해요.
그런데 제일 열받는 건요, 정말 10번에 한번 스스로 밀린 설거지를 했길래 칭찬해 줬는데요, 보니까 큰 냄비랑 팬, 오븐 용기, 고기 구어먹은 불판, 힘든 건 싹 다 빼놓고 밥공기랑 수저, 접시만 씻었네요.
이혼 하는 부부들, 성격 차이라고 많이 하잖아요. 이것도 말하자면 성격차이죠? 설거지를 안하려는 이상성격의 인간을 참지 못하는 제 gr같은 성격 차이요? 아님 이런 남자도 고쳐서 데리고 사시는 데 성공하신 분들 계실까요? 참고로 맞벌이고 제가 연봉 세 배 높아요. 돈벌어 오는 남편 구박한다고 하실까봐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