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에 결혼했어요. 나이 그득한 새댁입니다.
한시간 반 거리의 시가에 가서 점심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시어머니가 요리를 잘 하시는 편이라 정갈한 밥상에 감사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전 같이 손이 많이 가고 기름 많이 쓰는 음식은 굳이 하셔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왜냐하면, 식구가 어머니, 남편, 저 이렇게 세 사람 뿐이고, 남편은 식단하느라 기름진 거 잘 안 먹고요, 저랑 어머니는 전을 별로 안 좋아해요. 시어머니가 아들 좋아한다고 하신것 같은데, 실상 요새는 기름진 음식은 배제하고 있는데.... 전을 이거저거 하느라 기름냄새 맡고, 고생하셨을 생각에 제가
"어머니, 전을 이렇게 많이 하시느라 고생하셨겠어요." 그랬더니 어머니 왈,
"그럼, 다음에는 좀 일찍 와서 같이 만들어줄래?" 그러시더라고요.. 당황스러운 대답이었죠.
제가 당황하면서 그럼 좀 사오던지, 해오던지 하겠다고 했더니, 그건 싫으시다는거에요.
속으로는 "전으로 명절마다 스트레스 받게 만들려고 저러시나.." 생각은 했지만, 별 말은 못하고 있는데, 남편이 한마디 해줬어요.
" 엄마, 요즘 며느리들한테 그런 거 시키면 인터넷에 올라와요. 그런 거 시키지 마요."
그 후로 시어머니 못들은척 하시고는 다른 이야기로 넘어갔어요.
저희 남편이 평소에도 할 말 하는 스타일이라 제가 이런 면을 매력적으로 느껴서 결혼하기도 했는데, 명절이 되니 진가를 느끼고 있어요.
시집살이는 남편이 시킨다는 말이 정말 맞아요.
저희 시어머니도 충분히 시집살이 시킬만한 분인데, 남편 덕에 걱정 안하고 살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