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교회 다니는 게 왜 이렇게 힘들까요..ㅠ

작년에 오래 만난 남친이랑 헤어지고 심적으로 많이 무너졌어요.

이별 때문만은 아닌, 어릴 적부터 부모 이혼, 파란한 초년 시절 겪으며

제 안에 우울감, 분노, 온갖 안 좋은 것들이 쌓였던 거 같아요.

직장도 그만두고 진로를 방황하면서 시간 보내다 청년 심리 상담으로 알게 된 선생님 도움으로,

집에서 40분 거리 교회 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원래 크리스쳔은 아니지만, 중학교 때부터 맘이 힘들때 교회 가서 기도 하고 했습니다. 그러다 안 가고, 또 드문드문 가길 여러 번 했죠. 

여하튼, 지금의 교회는 목사님이 나이 많이 드셨는데, 성품 좋으시고, 말씀이 매번은 아니지만 은혜로울 때가 있어요. 특히, 성경 100일 통독하면서 구약은 이해가 잘 안 가지만, 읽다보면

와닿는 부분이 있어 그걸로도 심적인 도움이 되었습니다. 

11월 거의 연말부터 상담 선생님 따라서 간 거라, 선생님 계신 중년 모임에서 주일마다 예배 끝나고 말씀 나누곤 했거든요. 그런데 올해부터 제가 아직 30대라 청년부로 보낸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청년부 숫자도 많고, 나이대가 이제 갓 20살부터 30 후반까지 있어요. 3개월 가까이 다니고 있지만, 청년부에 딱히 마음 가거나 그렇게 친해지고 싶은 분은 없더라고요. 중년부는 어리다고 감싸주는 느낌이 있었는데 청년부는 굳이 새로운 사람이라고 다가와 인사하거나 하지는 않고, 자기들 할 거 하는 느낌이에요.

예전부터 교회 갈 때면 말씀 듣고, 예배하고, 하나님 보러(?) 가는 게 주된 목적이 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요. 주일 점심 먹고 모임하다보면 그냥 사교의 장이 된 거 같아요. 교회 밖에서는 굳이 만날 거 같지 않은 사람들인데.. 교회에서 예배만 하고 집에 가면 안 되나? 생각도 여러번 한 거 같아요.

그런데 여기 교회는 모임을 중요시 하는 거 같고요. 친한 사람 소수로 두고, 조용하고 수줍은 저는 이게 많이 힘들더라고요. 조금씩 적응하려 하는데, 앞으로 직장 들어 가면 평일은 일 때문에 잘 못 가게 될 거 같은데, 여기 청년부는 찬양준비나 그 외 이것저것을 평일에도 만나 하는 거 같더라고요.

저는 높은 확률로 선데이 크리스쳔이 될 거 같은데, 그 모임에서 소외당하지 않을까 걱정도 들구요.

다음 주부터 본격적 모임을 할 거 같은데, 생각보다 교회에서 쓰는 시간이 상당하고, 사람들이 많으니 봐도 인사 안하는 사람들도 많고, 그 안에서도 자기랑 친한 사람들끼리 얘기 나누고요, 

여기 교회가 기초수급자 사는 임대 아파트 단지쪽에 있어, 힘들게 사는 분들도 더러 있고, 장애인 분들도 있는데, 보면 그 분들은 교인들 모임에서도 소외되는 게 보이더라고요..

말씀만 들으러 가면 안 될까?, 집 근처 교회로 옮길까? 싶다가 상담 선생님이 여길 다니니 그 분과 더 얘길 나누고 싶고, 목사님 좋아서, 어쩔 수 없이 가고 있어요. 너무 많은 사람들 틈에서 오늘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회의감 느껴서 글 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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