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부모님을 어떻게 이해하는게 저에게 최선일까요?

두 분 평생 서로 증오하고 살아오셨습니다

유년기 시절은 늘 우울했고 두렵고 초조했어요

집이 아닌 곳은 어디든지 행복했구요

 

엄마는 평생 가족에게 헌신하셨어요

힘이 없으니 늘 당하고 사셨고 자식한테는 어떻게든 도움되주고자 하셨어요

 

아빠는 지금 생각해보면 열등감이 많으셨던거 같아요

매우 내성적이고 소심하고요

자식들에게 최소한 가장으로서 책임질 역할은 하시긴 했는데

그보다 더 넘치는 역할을 밖에서 많이 하셨다고 .. 

여자 문제도 있고 자기 돈이니 자기 멋대로 쓰고...

 

부부로서 어떤 동등한 그런 관계로서가 아닌 그냥 독재자였어요

 

어릴 때는 왜 이혼을 안할까..이 지긋지긋하고 두려운 집에서 벗어나고 싶었는데

크고 나서 보니 이혼하지 않고 가정을 지킨 엄마가 감사하기도 했어요

 

근데,, 저는 자식이고 천륜이고..

제가 아버지를 비난하고 엄마처럼 증오하고 미워하고 그러지는 않아요

 

이런 제가 잘못 된 건가요? 같이 비난하고 왜 그랬는지 따져묻고 들춰내야하나요?

 

지인이 그러더라구요

아빠가 나쁘고 잘못 된 사람이고 엄마는 한없이 가여운 사람인데

왜 너는 엄마 감정을 이해 못하냐고..

 

이해 못 하는 건 아니고 이해는 하죠

근데 그런 남편을 어쨌든 그냥 일정부분 암묵적으로 눈감고 살아온거잖아요..

만약 난 못 산다. 못 참지.. 다 터트리고 자식인 우리들에게 모든걸 오픈하고

뭐가 사실이고 아니고를 명확히 하고.. 그랬었더라면 모르겠어요

 

뭐가 사실인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고 그냥 뇌필셜일지도 모르는 숱한 세월속에서

켜켜이 묵은 감정, 기억들로 아빠라는 사람을 증오하고 미워하기를 바라는 엄마가

한편으로 너무 버겁습니다

 

팔순이 넘은 연세에.. 

자식이 그런 부모 원망하는게 맞나요?

이제 와서 옳고 그른것을 따지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제가 회피하는걸까요??

 

뭘 어쩌라는건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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