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12년 됐어요.
업무강도가 높고 야근이 잦은 직종이라서
육아와 병행이 어려울것 같아 출산 몇달 남기고 퇴사했어요.
물론 남편과 합의하에 퇴사했고,
아이 잘 키우고 좀 커서 일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지지하고 지원하겠다.
라고 남편이 얘기했고. 저도 그말을 믿었고
아이 좀 키우고 기약할 순 없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일 할 수 있을거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어요.
아이 둘을 낳았고, 남편은 일을하고 저는 육아와 집안일을 전담하고
뭐 그런대로 잘 지냈어요.
제가 결혼하면서 저희 부모님이 사주신 집도 있었고
결혼전에 사뒀던 오피스텔에서 약간의 임대수익도 있어서 (월 170만원)
남편이 벌이가 많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빠듯하지 않게 잘 지냈어요.
그리고 둘째아이가 어린이집을 가게되면서
하루종일 육아에만 매달려 있던 생활에서 여유시간이 조금 생겼어요.
대학 졸업후 쉬지않고 직장생활을 했던터라, 제가 어떤성향의 사람인지 잘 몰랐었는데
아이 둘을 낳고, 육아를 해보니 알겠더라구요
저는 어느정도 작게라도 성취가 있어야 행복한 사람이더라구요.
당장은 아니더라도, 다시 일을 하고 싶었고
그래서 준비를 하고 싶었어요.
남편과 얘기해서 교육대학원에 진학했어요. (컴퓨터 전공)
그리고 5학기 공부하고, 교사 자격증을 따서 교육쪽에서 재취업을 해보자
이런 목표로 대학원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첫학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부터 가정불화가 시작됐어요.
교육대학원은 야간수업이라 주2회 학교에 가야하는데
그러면 제가 학교에 가있는 시간동안 남편이 육아를 해야했죠.
저는 바보같이 남편이 너 일하는거 지지하고 지원하겠다. 라는 말을
너무 믿고있었나봐요.
남편은 퇴근후 주2일 육아를 해야되는 상황이 너무 화가나고
참을수가 없었나봐요. 원래 굉장히 예민하고 까다로운 사람이고
조금이라도 불편한건 정말 참지못하는 사람이에요.
남들은 조금 불편하네. 정도의 일을 이사람은 안돼! 나는 죽을것 같아. 절대 못견뎌!!!!
이렇게 소리친다고 하면 맞을까요?
남편은 늘 화가나 있었고, 언제나 퍼부을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같았어요.
저는 학기가 시작돼서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고
중간에 그만두기는 힘든 상황이었죠.
늘 남편 눈치를 보고 심기를 살피고,
학교 가는 날에는 해야되는 집안일 및, 저녁식사 준비 청소, 빨래
뭐하나 남편눈에 거슬리는게 없을지
몇번씩 점검하고 점검하고 늘 그렇게 지냈어요.
그래도 남편은 늘 화를냈죠.
같이 휴무일을 확인못하고 간 마트에 문이닫혀있어도
미친사람처럼 소리치며 니가 확인안해서 나를, 아이들을 개고생시킨다며
몇시간씩 차안에서 소리치고 화내고, 아이들은 무서워서 숨죽이고 있고
저는 계속 울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사과하고...
이런 작은 일이 있을때마다 두세시간씩 미친사람처럼 화내는 일의 반복이었어요.
아이들 먹이려고 음식을 포장했는데, 아이들이 그걸 잘 먹지않아도
저는 몇시간씩 미친사람처럼 화내는 남편을 감당해야 했어요.
이거하나 제대로 못사와서!!! 애들이 먹지도 않고!! 너는 제대로 하는게 뭐냐
미친사람처럼 두시간이고 세시간이고 소리치고 저는 울고.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늘 화가나 있고, 저는 늘 죄인처럼 울면서 미안하다고 하고..
한 한기를 그렇게 보내고, 정말 너무 지옥같고 힘들었어요.
제가 공부를 시작해서 힘든건 알겠는데
그냥 놀려고 한것도 아니고, 다시 일을하고 저도 가정에 보탬이 되고
모두를 위해 좋을거라는건 저만의 생각이었죠.
남편은 늘 이렇게 말했어요,
누가 일하래?? 우리가 돈이 없어? 너 돈안벌어도 돼. 돈 안벌어도 충분히 잘 살아.
외벌이 가정이지만, 제가 매달 월세를 받으니 하는 얘기였죠.
저는 그것도 너무 원망스러웠어요.
다 잘 살자고, 더 좋자고 있는 월세소득인데.
딸 편하게 살라고 부모님이 만들어 주신건데,
그게 남편에게는 일을 하고싶어하는 저를 공격하는 수단이 됐죠.
우리가 돈이 없는것도 아닌데, 너는 니욕심때문에 니 이기심으로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뭔가 하려는 거라고.
니 욕심채우자고 가족들을 니가 희생시키는 거라고.
한학기 대학원을 다녔을때, 남편의 끊임없는 화와 공격으로 너무 지쳐있었어요.
이렇게 계속 학업을 이어가기 힘들거라고 생각되서
휴학하겠다고 남편과 얘기하고. 그러기로 했는데
그때 코로나가 터지면서 수업들이 전면 온라인으로 전환되었어요.
저는 학교를 접을 생각을 하고있었는데
남편이 다시 얘기하더라구요.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니, 학교에 직접 안가도 되니까
계속 다녀도 될것 같다고.
저는 또 뭔가 해보고 싶은 욕심에 그러겠다고 했어요.
뭔가 준비를 해놔야 나중에 일할 기회가 생길것 같았어요.
그래서 꾸역꾸역 온라인으로 학업을 이어나갔어요.
물론 그 와중에도 남편은 계속 저를 비난하고 화를냈죠
줌수업을 하는데 실시간으로 토론수업이 이어지고 있는데
대충 이어폰 끼고 듣기만 해. 수업 들을거면 애들 밥먹이면서 해
수업 들을거면 설거지 하면서 해.
다음날 시험이어도 시험공부 한다고 조금 늦게잔다고 하면
니가 늦게자면 나 잘때 방문열고 들어오는 소리때문에
내가 자다가 깬다. 라며 시험 그냥 대충보면 되지 왜 나한테 피해를 주냐
할거면 낮에 다 해놨어야지 왜 밤에 이러냐!
그럼 자는데 방해 안되게 오늘만 소파에서 잘게. 라고하면
너가 옆에 없으면 내가 신경쓰여서 잠을 못잔다고! 왜 이렇게 사람을 잠도 못자게 하냐고!
하면서 화를 냈어요.
매번 이런식이어서 시험전날에도 눈치보느라 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다음날 발표수업이 있어서 발표자료 준비하는것도
남편이 화를 내서 못하고, 억지로 그냥 자야하는일이 많았어요.
논문쓸때도 교수님 만날날이 다가와 똥줄이 타도
야 하지마! 너 내가 기분이 이런데 니 논문쓰러 도서관엘 가야돼?
가지마. 이런일이 다반사였죠.
남편은 제가 공부하는걸 무슨 해서는 안되는 죽을죄를 짓는것처럼 대했어요.
제가 가정외의 다른곳에 제 시간을 쓰는것, 제 개인적인 일에 에너지를 쓰는것
그게 가족이 같이 있는 시간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아이들 어린이집 가고, 남편 직장에 있는시간 이라도) 니가 다른곳에 에너지를 쓰면
가족이 모여있는 시간에 영향이 간다. 그러니 너는 가족에게 피해를 주는거다.
여자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았으면
가정과 아이에게 100%를 쏟는게 너무 당연한거다
니가 이상한 사람이어서 니 개인적인일에 시간을 쓰고 뭔가 성취를 추구하고 하는거다.
너같은 사람은 없다. 너는 혼자살았어야 하는사람이다
결혼을 할거면 당연히 너 자신은 없어지는 거다.
아이엄마로, 아내로 100% 인 삶을 사는게 너무 당연한거다
너는 너무 당연한걸 안하려고 하는 정신나간 여자다.
심지어 제가 공부하는 것에대해서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너는 바람핀거랑 똑같아. 니 생각과 관심이 니 개인적인 공부하는것에 가있으니
너는 바람핀여자랑 다를게 없어.
이런 비난과 공격을 밥먹듯이 들으며 살았어요.
남편은 굉장히 상대를 통제하려 하고
저에게 항상 해야하는것, 하지말아야 할것. 니가 노력해야 할 것 들의
무수한 리스트를 정해주고, 그것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미친사람처럼 화를 냈어요
나도 화내는거 싫어. 화내는 사람이 더 힘든거 알지?
니가 잘하면 되잖아. 나 화 안나게 니가 잘하면 나도 화낼일 없고, 싸울일도 없고
집안도 평화롭잖아! 니가 맨날 부족하고 형편없어서 내가 화낼수 밖에 없고
집에서 맨날 큰소리 나니까 애들도 맨날 불안해 하잖아!
너는 나한테도 애들한테도 엄청난 피해를 주고있어!!
결국 미칠것같은 피눈물 나는 시간속에서
저는 3년반 만에 학교를 졸업했고.
(중간에 5학기 까지 다 마치고 논문만 남았는데, 남편이 당장 다 때려치우라고
안그럼 이혼하겠다고 해서 논문 해결이 안되서 일년이 지체되었어요)
작년 1학기에 졸업을 했습니다.
정말 피눈물나는 졸업장 이었어요.
우여곡절 끝에 중등교사 자격증을 땄고
이제 드디어 일을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열심히 이력서 내고, 드디어 어제 기간제 교사 자리
최종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3월부터 출근해요.
근데 제가 일한다고 하니 또 한바탕 난리가 났네요
자기가 일하는건 가장으로서 가족들을 위한 숭고한 희생이고
제가 일하는건 가족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가해" 라고
너무 아무렇게 않게 말하네요.
애들도 나도 이집에서 아무도 너 일하는거 원하지 않아~
니가 니욕심에 모두에게 피해를 주며 일하려는 거야.
너 진짜 뻔뻔하다. 니가 니 욕심때문에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데
나한테 아이들한테 미안해 해야지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살아야지!
늘 이중잣대에 말도안되는 억지주장.
그럼에도 본인은 그 말도안되는 얘기들이 너무나 진리라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너는 가족들한테 피해를 주고 니 욕심채우느라 일하는
정말 뻔뻔한 나쁜년이야. 이런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네요.
일하고 돈은 벌어오되, 미안해 하면서
자기한테 납작 엎드려서. 일하게 허락해 주는것에 감사하며
그렇게 살라는 거죠.
계속 쓰다보니 제가봐도 제가 너무 답답하네요.
이런 말도안되는 일들을 12년을 겪으면서도
아직까지도 이혼도 못하고 구차하게 이렇게 살고있습니다.
너무나 불공정 계약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일단 일은 시작하려고 합니다.
최근들어 매번 자기 하라는대로 안하면 생활비 끊겠다.
니맘대로 할거면 나가라. 이말을 밥먹듯이 해대서
정말 너무 지쳐있거든요.
살고있는 집에대한 저의 지분이 50% 인데도
내말 안들을거면 나가! 이말을 너무 쉽게 아무렇지 않게 하더라구요.
아 결혼하고 한 10년만에 안건데
이사람 나르시시스트 입니다.
우연히 알게되었는데 특징이 100% 일치해요.
그래서 관련책도 여러권 읽고, 관련 유튜브 영상도 많이 봤어요.
책 읽는데 어쩌면 내마음과 내 경험을 적은것이
책 속에 그대로 있어서 수없이 밑줄치며 읽었어요.
상황이나, 하는 말들 까지 다 너무 똑같아서요.
그냥 오늘밤 너무 힘들어서 글 남깁니다.
너무 너무 죽을것 같이 힘이 듭니다.
너무 이혼하고 싶은데, 이런 부당한 대우를 받고
그동안 가정을 깨지않으려고 노력하고 애써온 내 12년을
매번 부정당하고, 너는 제대로 한게없다. 너가하는일이 뭐냐?
너는 부족하고 형편없는 사람이다. 너는 늘 비난받아 마땅하다.
니가 잘하면 내가 왜 화를내니? 니가 나를 화나게 하니까 내가 화낼수밖에 없어
매번 화내야 되는 나는 얼마나 힘든줄 아니?
이런 미친 남편과 살고있는 오늘이 너무 힘이 듭니다.
아까 아이들을 다 모아놓고
가족회의를 하겠다며, 아이들에게 묻더라구요.
엄마가 3월부터 일하러 나가. 니네는 8시반에 등교하는데
엄마는 7시반이면 출근해야 될거야. 니네는 니네끼리 등교해야돼.
어때? 괜찮아? 너네한테 피해가 가는게 맞지?
엄마 출근하는거 너네도 싫지?
애들은 당연히 싫다고 하죠. 지금 2학년 4학년인데
엄마가 옆에 딱 붙어서 다 챙겨주는게
당연히 더 좋겠죠.
아이들이 엄마가 있는게 더 좋다고 하니.
그거보라며, 아무도 너 일하는거 원하지 않는다고
애들도 나도 아무도 원하지 않는데
니 욕심 채우려고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거라고. 너는 우리 가정의 가해자야!
미안해 하라고. 니가 미안해 해야되는게 당연한거야
니가 미안한 마음을 안가지면 너 진짜 말도안되게 이기적이고 뻔뻔한거야!!!
이딴 개소리를 잘도 지껄이네요.
이혼하고 싶어요.
너무너무 간절하게.
매번 소리치며 서류가져와서 싸인해라
너같은 애랑 못살겠으니 이혼하자. 매번 큰소리 쳐놓고
그래놓고 다음날 이면 나 이혼못해! 하면서 다 찢어버리고
애들 니가 데려가게 내가 가만둘거 같니? 니가 하고싶으면 소송이라도 하던가
배째라고 나옵니다.
저도 매번 당하기만 하다가 한번 폭발해서. 이제 싸울때마다 저도 미친사람처럼 소리치고
할말도 다 하고 퍼붓고 하긴해요.
그래도 뭐 해결이 되는건 없죠. 남편은 늘 니가 문제. 니가 이상한애 라고 말하면서
이혼은 죽어도 안해주고, 나갈거면 니가나가! 애들 니맘대로 못데려가!
나는 이집에서 절대 안나갈거야.
어떡하면 이혼이 될까요.
정말 소송밖에 없을까요
남편 옆에서 시달리는게 너무 괴로워서 혼자라도
나가려고 해봤는데 애들이 너무 울고 애들한테 못할짓인거 같아
매번 못나가고 못나가고... 그랬어요.
너무 내용이 고구마라 죄송한데
뭐라고 조금이라도 조언이나, 도움될 말 한마디라도 해주세요.
오늘밤은 정말 너무 힘드네요.
죽을죄를 지은적이 없는데, 늘 죽을죄 지은 사람 취급당하는
이런삶이 너무 지치고 비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