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 부터 친했던 아주 오래된 친구가 있어요.
사십줄 들어선 지금까지도 두어달에 한번은 꼭 만나온..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 친구가 너무 인색하게 느껴져
만나는 마음이 힘이 듭니다.
이 친구가 십년 전에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고
애 셋을 그렇게 임신 출산 육아 하는 동안
보통 만나는 장소는 늘 친구네 집 아니면 집 근처였어요
친구는 운전을 못하고 저는 운전을 하니..
그리고 저희 애들이 단 몇살이라도 더 먹었다는 이유로..
그리고 제 자신이 그냥 맞춰주는 게 편했기도 하고요
친구는 운전을 못하니 친구가 제 쪽으로 오자면 대중교통으로 한시간이고 저는 운전해서 30분 안쪽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친구 애들이 이제 막내도 돌은 지났고
남편에게 맡기고 나오는 상황에서도
한 번을 제 쪽에서 만나잔 얘기를 안합니다.
늘 언제나 제가 운전해서 자기 집 쪽으로 오라고...
빈말이라도 중간 지점에서 만나자거나
자기가 제 쪽으로 온다거나 하는 적이 없어요
가도 당연한거고 밥 한 번 차 한 번 사는 일이 없이
늘 정확히 엔분의 일을 하지요.
섭섭한 마음이 쌓여 가던 차에
이번에는 심지어 뒤늦게 작년 연말에 있었던
친구네 막내 첫돌 축하금을 줬는데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오늘 먹은 밥값 커피값
엔분의 일 하자는 카톡 문자를 보고
아... 우리 인연 여기까지인가 서글픈 마음이 듭니다.
친구는 원래도 소박한 사람이긴 했지만
애 셋 낳고 전업을 하면서 더욱 더 아껴 쓰는 것 같아요
그래도 남편이 잘 벌어서 집도 자가로 있고 빚도 없습니다
오히려 저는 전세 살고 애들 앞으로 들어가는 학원비도 점점 커지구요... 사실 빠듯하기로 치면 제 주머니가 더 빠듯할텐데
27000원 보내달라고...하는 문자에
제가 마음이 너무 상해버리네요
참 좋아하던 친구였는데... 좀 둔하기는 애도 그게 매력이기도 한 친구였는데 얘가 이 나이 먹어서 이렇게까지 경우를 모르나
어이도 없고 서글프기도 하고 그러네요
오랜 인연이 계속 이어지기란 참 힘든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