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살면서 하나 밖에 없는 외동딸과 지금까지 너무 잘 지냈어요. 남들 힘들다는 사춘기도 수월히 지내고 학교에서 공부도 열심히 해서 원하는 대학가서 장학금도 받고 2학년 때는 멕시코에 6주간 인턴쉽으로 가서 NGO 기관에서 열심히 일도 하면서 즐겁게 보냈어요. 그런데 런던으로 오는 마지막날 같이 인턴쉽하던 토론토 대학에서 온 터키 학생이 딸한테 고백을 했대요. 너무 좋아한다고 연락해도 되냐고...
작년 9월부터 사귀면서 딸 남친이 자기는 비자가 없어서 딸 보러 런던에 못 오니까 자기보러 이스탄불에 와달라고 했다고 크리스마스에 집에 와서 이스탄불 간다고 폭탄을 떨어뜨렸어요. 그야말로 기가 막혔는 데... 20살 밖에 안된 딸이 혼자 터키에 간다고 해서 여름에 엄마 아빠랑 같이 보러 가자고 달랬는 데 콩깍지가 쓰인 상태인지라 막무가네였어요. 딸의 처음보는 모습에 걱정부터 앞서서 엄마랑 같이 가자고 달래서 같이 5일간 이스탄불에 갔다왔어요. 터키남친은 깍뜻한데 뭔가가 불편한 느낌이 있었는 데 21살 나이에 답수룩하게 긴 머리에 수염이 너무 많이 나서 털복숭이에 30살 넘어 보였어요. 이마에 엄청 깊은 수심가득 주름에.ㅠ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은 끝에 이 남친이 영국에서 살고 싶다고 강조하는 말을 많이도 들었어요.
딸 남친 엄마, 아빠가 이혼 하는 과정이라 가족은 소개 못 시켜준다고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온라인으로 보기 멀쩡하고 상태 좋은 숙소도 시장 뒷골목 어스름한 곳이던데... 우리 도착전에 숙소라도 확인을 해주어야 하는거 아니냐고 딸한테 싫은 소리하고 같이 이스탄불 여행하면서 딸이랑 딸남친 밥 사주면서 구경시켜줘서 고맙다고 하고 왔는 데 너무 너무 속상했어요.
오면서 이 남친이 토론토에서 공부하니 이제 토론토로 부르겠네 했더니 대학 시험 끝나자 마자 토론토 갔다온다고 비행기표를 끊었다고 하더라구요. 영국은 대학이 3년제라 졸업하고 취업한다더니...
그래도 어쩔 방법이 없어서 지지는 못하지만 건강히 다녀 오라고 말하고 취준생이 취직준비 안 하고 놀러 간다고 한마디 했다고 엄청난 싸움을 하게 되었어요. ㅜㅜ
딸 남친 생기고 너무 맘에 안드는 부분이 많은 데 터키 아줌마가 요즘 터키 젊은이들 터키에 일이 없어서 목숨 걸고 영국오려고 한다는 말듣고 화가 많이 나기도 했어요.
이 터키남자애가 의도적으로 잡근한게 맞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장거리 연애하는 데 그냥 새벽 1-2시 전화하고... 시차때문에 캐나다에서 인턴일하면서 일끝나고 전화하면 12시가 넘는다고...
남친이 이기적이라고 한 마디했다가 난리가 났었어요. ㅎ
딸은 다행히도 캐나다에서 돌아와서 인터뷰 몇개 보고 런던에서 원하는 회사에 붙어서 직장 일을 시작했어요.
터키남친이 이때를 놓치지 않고 딸아이한테 방문비자 받게 스폰서가 되달라고 서류를 보내서 싸인을 해줘서 남친이 런던에 2주일 방문한다고 딸이 12월 초에 딸이 통보를 했어요.
너무 기가 막혀서 딸한테 이제 회사 다닌지 두달되서 한일이 남친재정 보증인이 되는 거냐고 어린 나이에 누군가를 책임진다고 사인하는 일은 큰일이라고 왜 이렇게 멍청하냐고 한마디 했다가 딸하고 등질뻔 하고 화해해서 딸이 남친이랑 크리스마스에 일주일 집에 오겠다고 하서 오라고 했었어요. 갔이 크리스마스 보내고 고등학교 친구들 다 소개 시키고 우리 시댁 가족들 다 만나고 런던으로 돌아갔어요.
크리스마스동안 이런 저런 대화 들어보니 런던와서 본인 학생 비자가 만료되서 런던 오자마자 딸 데리고 대사관 가서 비자연장을 했대요.
런던에서 비자 연장 안되면 어쩌려고 비자도 연장 안하고 런던 왔냐고 물어보니 안되면 그냥 런던에서 비행기표 바꾸고 딸이랑 더 있다가 터키에가서 연장하려고 했다고 무책임하게 말하더라구요. 젊어서 그런지 이기적이고 뻔뻔하고... 매일 딸아이 잠 못자게 새벽 시간에 전화하고... 전화한통화로 모든 걸 다 메꿔오고 있어요. 인턴이라서 돈도 없고 터키사람이라서 비자도 없어서 딸이 다 맞춰주고 있는 중인데 남친이 런던에 온다니 속없는 딸은 좋다고 남친이 원하는 건 다 해주고 있어요.
어린나이에 편식도 심하고 단거 좋아하는 남친이랑 벌써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인데...
알고보니 간질에 불면증에 심한 알러지증상에 소화불량이 심하다고...천식알러지 증상이 생겨서 여기 저기 전화돌려서 응급실가서 약처방 받아주고. ㅜㅜ
보석같이 예쁘게 잘 자란 딸이 이렇게도 문제가 많은 터키남자한테 빠져서 엄마 말 다 무시하고 엄마랑 딸 사이 이간질 시키는 남친한테 모든 걸 올인해서 참 마음 아프고 걱정이 많아요.
다음에 와서 약혼자 비자에 서명해달라고 하면 그냥 하는 거 아니라고 딸한테 설명을 해줬지만 딸아이는 남친이 캐나다에서 시민권도 딸 수있는 데 자기를 위해서 런던 와서 살거라고 생각을 하게 만들었으니. 아마 이제 다음 단계는 6월에 런던와서 약혼자 비자 받겠다고 딸아이한테 이런 저런 서류 준비한거 증거물 내밀면서 싸인해달라고 할 것 같아요.
너무 속상한데 남친말만 나오면 지나치게 방어적으로 나오고 있어 싸움만 하게 되네요.
엄마로서 지혜롭게 딸아이를 보호할 방법이 있을까요? 조언 좀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