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연세든 엄마와 연락을 끊고 싶어졌어요

늘 힘이 없는 엄마

순종적인 엄마 

아빠와 다투고 나면 늘 저를 붙잡고 슬프게 우셨고

삼남매 중 저에게만 아버지에 대한 모든 걸

쏟아내며 사셨어요  

그런 저는 어린시절 너무 불안해서 엄마와 더 떨어질 수 없었죠  엄마의 감정이 늘 동일시되어

늘 엄마가 일찍죽진 않을까  걱정하며  

크리스마스에도 창가에 서서 내 선물 안주셔도 되니 

우리 엄마 행복하게 해주세요.... 간절히 기도했죠

 

엄마는 늘 화장실에서 빨래하며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욕설과 비난으로 빨래에 푸시던

장면이 선합니다 화장실 앞에서 그런 엄마를 보며 굉장히 불안했고 늘 저의 기도 제목은 엄마.....

 

한시간씩 엄마에게 안마를 해드리며

내가 안마 한 시간만큼

엄마가 건강해지리라 믿었었죠 

 

남동생과 같이 안마를 하다 남동생은 엄마 팔베게에 누워 있어도 저는 엄마의 사랑을 얻기 위함보다

엄마를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거 같네요 

 

20살에는 뒤늦게 엄마가 직장에 다니셔서 

한살차이 나는 남동생 도시락을 싸고

20대때는 직장갈 준비하며 

제가 화장과 머리 할 때 늘 엄마화장 머리까지 손질 하느라 바빴고 제가 해주면 예쁘다고 칭찬 받는다는 이야기에몸이 힘든데도 엄마까지  챙기느라 참 힘들었어요 

제가 거절을 해도 마음에 걸려 결국에는 하게 되는 ...

손목에 고데기 상처가 아직도 있네요 

 

물론 다 제가 더 나서서 선택한거였어요 

그런데 

자녀키우다 보니 고생스러운거 알았으면 

정말 못하게 하셨을 수 있었을 텐데 라는

다른 관점에서 생각이 되어 지어군요   

 

저는 마음의 독립을 하지 못한채 

결혼을 하고 결혼해서도 초기에는 늘 엄마 걱정이었죠 

 

아이를 낳을 때도 

내가 아픈 걸 보면 속상하실까봐 

엄마가 오지 못하게 남편에게 알리지 말라

신신당부를 했어요 

 

여행을 가도 같이 가면 너무 좋아하시니 

가족여행에 꼭 엄마를 모시고 가려 했고 

 

그러나 첫째 아이 낳고 9년뒤 둘째를 임신했는데

유산을 했어요 

다른 정신적 충격도 컸던 일이 있어 

평생 ...처음으로 ....나 간호하러 우리집에 

와있어주면 안되냐고 엄마에게 부탁했고

 

엄마는 아빠가 못가게 할텐데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거절을 하셨죠 

 

그때 그 충격을 잊지 못해요 

아빠가 무서워서 딸이 와달라고 처음 말했는데 

와주시지 않는다니 

엄마는 거기까지구나 

 

 

그 뒤로 너무 서운해 엄마에게 울고불고 한탄하며 

뒤늦게사춘기 아이처럼 감정을 쏟아 냈어요

 엄마는 사과 하셨지만

그 뒤로 전 엄마는 그냥 엄마밖에 모르는 사람이구나 

 

엄마는 우릴 키우면서 크게 혼낸적이 없는 

그냥 달콤한 사랑한다는 말 고맙다는 말 잘해주는 따뜻한 엄마라고 생각했는데  모든 생각이 무너져버렸어요 

 

제가 언니와 요즘 사이가 좋지 않은데 (언니와도 동일 과정입니다 언니는 더 집요하게 절 찾고 해달라는게 많았는데 사연이 길어요) 

엄마에게 언니의 이기적인 행동 그 서운함에 대해  말을 하니 언니 입장에서는 이렇게 말하더라고 그런 의도 아니었다고 저에게 전해 주더군요

저는 어릴 때 자살 충동을 느꼈던 적이 있는데 그게 엄격했던 아빠보다 엄마의 이런 행동이었어요  언니가 불쌍한척하면 언니 말을 듣고 꼭 언니의 입장을 저에게 설명하는 식으로 자녀들의 싸움을 더 크게 만들고 억울하게 만드는 ..... 너무 억울해서 늘 상대편 입장에서 말씀하시는 엄마에게 분노해서 한참 예민한 중학생 시절 정말 뛰어 내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던 적이 있는데 그게 싸운 당사자 보다 엄마 때문에 미칠거 같았거든요 

 

 

그냥 들어주고 힘들었겠다 해주면 될것을 전달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해도 꼭 말해서 상대 입장을 전해주는 

그 수많은 시간 아빠 험담 듣던 시간이 생각나며 

 

매정하게 듣기 싫다 말돌리며 끊는 엄마의 모습 

 

ㅡ인스타를 넘겨보다

딸이 건강검진하고 추적검사 받아야 한다는 말에

80이 넘은  아버지가 지팡이를 짚고 대학병원에 한걸음에 달려와서 울먹이는 장면을 보는데. 너무 눈물이 나왔어요 

부모님이 달려와주실까 돈은 보내주시겠지만 ...

 

올해 자궁근종수술을 했는데  아무도 오지 말라고 했지만 

그렇게 찾아가주던 언니도 엄마도 오지 않았어요 

큰 수술이 아니니 오지 말라 했지만 ....

생각보다 아주 아프고 힘들었어요 

 

엄마와 전화를 끊은 저녁

소방관 영화를

보러가서 시작도 하기도 전부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영화를 핑계로 정말 두눈이 퉁퉁 불게 울었습니다 

 

그냥 엄마도 날 키우시느라. 고생한건 생각안하고 

내입장에서만 생각하는거야 라는 생각으로 

섭섭함을 늘 달래려고 했지만 

 

영화관에 나와서 잠시 엄마 전화를 차단 버튼을 눌렀어요 

 

 

철없는 저의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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