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남태령

눈물나게 고마운 대한민국 국민들입니다.

아침에 남태령 관련 글들 보다가 페이스북 글을 보고 

이 나라는 이런 국민들 덕에 지금껏 살아남았구나 가슴 뭉클 합니다.

한 줌의 친일매국 세력들은 제발 이 땅에서 사라져 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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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won Byun
3시간   ·
숙소에 누워있던 중 페이스북을 통해 남태령 인근에 윤석열 체포를 위해 올라온 '전봉준 투쟁단'의 트랙터가 멈춰있고, 경찰 차벽을 뚫기 위해 수많은 시민들(주로 2030 여성)이 남태령에 왔다가 함께 고립되었다는 소식을 보았다. 열 시간 넘게 대치 상황이 지속되는 것 같은데, 영상에서 등장하는 한 기자의 증언이 너무도 생생하다. 대략적인 진술 내용은 아래와 같았다.
지하철 끊기는 막차 무렵 시간에 한적한 남태령역에서 나가는 사람보다 새로이 들어오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고. 농기구가 경찰 차벽에 막혔다는 소식을 듣고 밤 늦게 이 곳에 찾아온 시민들이었다고.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시간에 새로이 이 곳에 와서 트랙터 옆을 지키며 강추위를 함께 견뎠다고. 처음에는 이 투쟁단에 핫팩 정도의 간단한 물품만 왔지만, 이 소식이 어디선가 알려졌는지 점점 먹을 거리가 오기 시작했고, 보조 배터리가 오기 시작했고, 심지어는 투쟁 중인 시민들이 잠시라도 몸을 녹이며 쉴 수 있도록 하려고 대절 버스까지 와서 투쟁 현장 인근에 주차를 해두었다고. 춥거나 힘든 시민들이 잠시라도 버스에 들어가서 쉴 수 있게 되었다고. 후원 물품들이 계속 도착하는 와중에 이 물품을 어떻게 배급해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시민들이 저마다 와서 물품을 한껏 들고 가더니 뒤로 척척 나눠주었다고. 투쟁 기획단도 아니고, 관계자도 아니고 시민들이었다고. 이 물품이 어디서 왔는지조차 정확히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핫팩이고, 먹거리고, 보조배터리고 집어서 필요한 동지들에게 뒤로 넘기며 넘기며 나누어줬다고. 와중에 쓰레기가 길거리를 더럽힐까봐 노란 봉투를 들고 다니며 포장지를 주워다니는 시민들도 한껏 있었다고. 이 모든 광경을 보며 트랙터를 타고 상경한 농민들은 말을 잇지 못했다고 한다. 너무 고맙다고. 외롭지 않다고. 나라를 망친 윤석열을 꼭 잡아갈 거라고. 이렇게까지 하는데 어떻게 이 투쟁이 지겠냐는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새벽 추위를 견디며 2030여성들과 농민들은 남태령 고갯길에서 소찬휘의 tears를 부르고, 픽미를 부르고, 다시만난세계를 부르며 추위를 함께 견디고 있다. 경찰 차벽이 한번 밀려날 때마다 트랙터는 전진하고, 시민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서울 진입을 코앞에 둔 고갯마루 투쟁이 그렇게 10시간째 옥신각신 중이다. 이 매드맥스같은 장면이 현장의 기자들도 믿기지 않는다고 한다. 나도 믿기지 않는다. 지역과 도시가 연결되고, 성차가 연결되고, 세대가 연결되는 이런 민주주의 투쟁 광경은 나로서도 처음 보는 풍경이다. 추위에 흩날리고 말 차가운 한파 속에서 흩어지기 대신 뭉치기를 택한 사람들의 모습.
+ 기나긴 새벽을 함께 견뎌온 시민들은 날 밝으면 찾아올 다른 시민들의 교대를 기다리며 지하철이 재개되었음에도 아직 자리를 떠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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