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남편에 대한 감정

상황에 따라 사람에 대한 감정이 이렇게 바뀔 수가 있는지 너무 당황스럽네요.

 

우선은 2달전 쯤 동생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저는 그 슬픔에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습니다. 동생을 잃은 슬픔과 죄책감에 힘든것과 더불어 자식잃은 부모님의 슬픔을 보고 있는 것이 지옥입니다. 부모님이 이대로 돌아가실 것 같은 두려움도 저를 많이 힘들게 합니다. 현재 부모님을 위로하고 모든 것을 챙겨드리면서, 부모님께서 저를 의지하며 견디고 계십니다. 

 

남편은 가정적이고 저를 위해 사는 사람이구나 싶을 만큼 저에게 잘 했습니다. 동생을 보내고 1~2주 힘든 상황 속에서 동생 관련한 행정적인 일처리를 너무 잘해줘서 부모님과 제가 너무 고마워 했습니다. 원래 똑똑하고 감정 표현 잘 안하는 사람답게 저와 부모님이 힘들어서 아무것도 못하는 와중에 중심잡고 일처리를 잘해줘서 그 때는 진짜 든든했습니다. 

 

제가 지금 당황스러운 이유는 

남편은 동생을 보낸 이 과정 속에서 단 한 번도 저를 위로 한 적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떠난 동생 생각이 나서 눈물을 흘릴 때가 많습니디.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그가 너무 불쌍하고 보고 싶고 그립습니다. 오늘도 같이 마트를 가서 장을 보다 동생 생각에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제가 당황스러운 것은 그 순간 남편이 제가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을 봤음에도 아무렇지고 않게 'tv가 어쩌고~~~ ' 얘기를 하는 것입니다. (이 때 상황이 tv를 사기 위해 tv를 보는 중이었습니다) 저는 눈물이 나는데 남편은 아무 동요 없이 tv 연식이 어떻고 설명을 하는데 갑자기 소름이 끼쳤습니다. 감정이 없는 로봇같은 느낌. 

 

오늘 뿐만이 아니라 동생 떠나고 남편에 대한 느낌이 계속 이렇습니다. 발인하고 일주일 지나 남편이 유튭 보고 낄낄 웃는데... 그 때도 좀 의아했는데... 계속 이런 기분입니다. 

 

남편이 평소 동생에 대한 어떤 좋다 싫다 감정 있었던 사람은 아니고... 저에 관련해서는 나를 위해 사는 사람이 아닐까 싶게 정말 잘하는 사람인데...

이 사람이 현재 보이는 이런 태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혼란 스럽습니다. 나는 슬픈 것을 떠나 제 성격이 변할수도 있겠구나 싶을 만큼 제 삶의 큰 위기인데, 남편이 보여주는 태도는 우리 집에는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 행동합니다. 콧노래까지 부르면서 제 앞을 지나가는 남편을 보니 오만가지 생각이 듭니다. 이런 큰 일을 겪지 않았으면 몰랐을 남편의 모습인건지, 제가 넘 남편을 꼬아서 생각하는건지... 혼란스럽습니다. 

 

이런 남편에 대해 제가 어떻게 이해해야 감정이 안 상하고 앞으로도 잘 살아갈 수 있을까요? 남편에게 정 떨어져서 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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