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가 수시를 상향으로 6장 썼어요.
한 장은 확실한 곳으로 쓰자, 수능후 면접이니까 수능 잘 나오면 면접 보러 안 가면 된다라고 말해 봤는데 아이가 거부했어요.
가고 싶은 곳이 고대 경영이라면서 공부는 지지리도 안 했어요. 어이가 없어서..
결국 수시는 예비 번호도 못 받았고 수능도 망했어요. 수능 보기 전 막판에 열흘 정도 공부 하더군요.
원래 고집이 엄청난 아이라 원서 쓸때는 나중에 저희 원망할까봐 살짝 조언만 하고 강력하게 말을 못 했고요.
지금은 정시 원서 조차 안 넣겠대요. 그리고 내년에는 집을 나가서 자취하고 낮에는 알바, 밤에는 자취방에서 공부한다는데 이 무슨.. 이렇게 공부해서 원하는 대학 가겠나요?
한 편으로는 내보내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내보내면 엉망인 방 꼴 안 봐도 되고 아이가 중고등 학교 다니는 동안 제가 마음 고생을 너무해서 저를 위해 좀 떨어져 있고 싶기도 해요. 그리고 나가 살면서 현실을 좀 깨닫게 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이제 성년이 되니 네 마음대로 살으라고 하고 싶은 마음, 저 온실 속 왕자로 큰 아이가 나가서 제대로 공부나 하겠나 싶은 마음으로 요즘 속이 매우 시끄럽습니다.
이 와중에 한 친구는 자기 고2 아이 이번 기말 잘 봤다며 톡으로 자랑을..고3 엄마한테 그러고 싶은지 생각이 있는지. 대꾸도 안 했어요.
또 한 친구는 그 친구의 아이 수능 볼때 저는 5만원 쿠폰 보내줬는데 이번에 저한테는 3만원 짜리 바디로션 세트 보냈더라고요.
맞아요. 이런 걸로 꽁하는 제가 유치하고 한심해요. 그런데 제 인생 덧없기도 하고 자식 포함 주변 사람들이 나한테 왜 이러나 싶기도 해서 허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