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페북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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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까운 나는 정작 카메라를 피해
그가 들어가는 모습을 멀리서
유튜브로 볼 수 밖에 없었다
당일 가족에게만 허용되는
면회를 위해 오후까지 기다려
푸른 죄수복에 파랗게 언 그를 만났다
아 여기에서까지 저 파아란 혁신의 색깔
유난히 추위를 타는 이를
지난 토요일 늦게 강제로 붙잡아
독감폐렴 예방주사 중복으로 맞게했더니
어제 몸이 후달린다 했는데
오늘 독방의 한기에 얼굴이 얼었네
이제 이곳의 시간은 당신이 감당할 몫
밖에 있는 나는 담담히 일상을 영위하리
사과와 귤과 빵과 요구르트
여느 식당인듯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모바일 뱅킹으로 영치금을 이체하며
지난 삼십팔개월 당신이 했을 일
찬찬히 떠올리며 옷깃 여미고
눈오는 청계산 돌길을 소처럼 걸어나왔다
손에 든 희망카페의 식은 커피를 마시며
우리의 이별을 달래는 저하늘의 눈처럼
머잖아 천지에 거칠 것 없이 흩날려
우리 다시 만날 그 날까지 부디
오늘이 우리를 외롭게 두지 않았으니
그 따뜻한 추억과 마음을 기억하며
더 따뜻한 희망을 가슴에 안고
이 차가운 시간을 이깁시다.
2024.12.16 그를 두고 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