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일상. 마트에서 만난 할머니

생리대 코너 근처에 있던 제게 다가오셨어요.

꼬깃꼬깃 접은 생리대 포장지를 펴보이며 손녀가 이거 사오랬는데 찾아줄수 있냐고요.

연세가 많아보이셨는데 (나중에 본인이 아흔이라 하셨어요)

손녀가 왜 이런 부탁을 했을까 

집에 가려던 참이라 조금 귀찮았지만 생리대 코너에 가서 찾아봤어요.

같은 제품을 찾았는데 할머님이 보여준거랑 다르게 울트라가 아니더라구요.

왜 쓰던거 아니면 되게 불편하잖아요.

손녀분께  전화 걸어주시면 제가 물어봐드릴께요 했더니

머뭇거리시다 사실은 내가 요즘 소변을 자꾸 지려서  이걸 사려했다시더군요.

집이고 뭐고 안스러움이 몰려왔어요.

들은 풍월로는 전용을 써야된다더라 길래 디펜드 있는데로가서 팬티형을 골라드렸는데

어머 그거 왜 그리 비싸요?

열댓개 든게 이만원돈이던가

연신 고맙다 하시든 할머니 카트에 실어드리고  돌아서는데 바로 옆코너에 패드형  제품이 세일해서  5천원인거예요.

생리대처럼 팬티에 접착도 되는거더라구요.

이만원 짜리 카트에 실어드리면서도 찜찜했거든요

집어들고 할머니 따라가서 이건 5천원 이에요 했더니 반색하시면서 하나 더 사신대요.

또 뛰어가서 하나 더 가져다드렸어요.

너무 너무 고맙다고 내가 아흔 살이라고 젊을때 안 그랬는데 요새 이래서 부끄러우시대요.

저보고 복받으실거래요. ㅜㅜ

그런 생각이 들대요.

생리대 졸업하면 디팬드 입학인가?(텀이 길긴하겠지만요)

쓸쓸해 ㅜㅜ

뜬금없지만 우리 82하면서는 케겔운동이라도 합시다.

그나저나 어딜가나 제게는 사람들이 말도 잘걸고 부탁도 잘해요.

국내는 기본이고 드골공항에서 그 수많은 인파속에 아랍인이 저한테 길 물어 본 적도 있다니까요.

안내원 재질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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