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계엄령 이후 오늘 아침 단상

집에서 왕복 두시간 반 통학하는 아이가 있어요.

아침밥 먹다가 정말 사소한 걸로 말다툼을 조금 했고, 삐져있는 아이에게 집 나서기 전 제가 오늘은 시국이 어수선하니 학교 도서관에 늦게 있지 말고 집에 와서 공부해라 했거든요.

그러자 자기가 알아서 한다고 짜증을 내는데 너무 화가 나서 뭐라고 확 하려다 그 짧은 순간 무슨 생각이 들었는줄 아세요?

사정 상 지금 저랑 애만 둘이 지내고 있는데, 오늘 하루 어젯밤처럼 그런일이 또 벌어지거나 더 큰일이 일어나서 내게 혹은 애한테 무슨일이 생길 경우 지금 학교 나서는 저 모습이, 애한테는 화가 난 제 얼굴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참 영화같은 그러나 현실적인 상상이 확 드는거예요.

1초 2초 정도였던거 같은데 제가 꾹 참고 잘 다녀오라고 했어요. 착찹하더라구요.

아까 애한테 카톡이 왔는데 집에 가서 밥먹겠다고요. 엄마 말 들은거죠.

저 아이가 해 바뀌면 군대 가요.

연말에 많은 것이 바뀌어서 좀 더 나은 내년이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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