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몰래 준비해온 이혼으로 인생이 무너졌습니다.
저 혼자 아픈 가족들을 돌보느라 넋을 놓고 인생을 갈아넣는동안
법적인 재산을 찾을수 없도록 철저히 감추고
여러가지를 엮어 꼼짝 못하게 만들어놓았더군요
이렇게 제 경력은 완전히 단절되는 동안 본인은 저에게 모든 짐을 넘기고
혼자 자유롭게 지내며 경력을 쌓아 누구나 알수 있는 사람이 되어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아버지라 이렇게까지 생각하지 않으려했고 단어를 입 밖으로
내지조차 않으려 했는데 범죄자에 가까운 사기꾼에 사이코패스인
남편이었다는걸
이제야 직시하고 스스로에게 인정합니다.
사기로 속아서 결혼했고 폭력과 폭언과 외도는 기본이었고 천부적인 재능으로 두 얼굴의 가면을 쓰고 있어
거기에 속는 다른 피해자들이 또 생기겠지만 사회적으로 더욱 더 잘 나가는 사람이 되겠지요
하도 돈없다고 해서 저에게 들어가는 돈을 최소한으로 살았어요
힘들테니 나라도 소비를 줄어야지 하면서요 돌아보니 지능적인 가스라이팅이었다니
정신차려보니 브라자는 구멍나있고 저를 위한 변변한 옷,신발 마지막으로 산게 언제인지
갱년기인 저를 돌볼 겨를도 없이 살아왔네요
문득 거울을 보니 꺼진 눈과 흘러내린 볼 구겨진 비닐같은 얼굴과
집에만 있어서 근력도 없고 안되는 동작이 깜짝 놀랄정도로 많아진 비정상적인 몸의 상태,
끊임없는 스트레스로 너무 심한 탈모와 고혈압과 크고 작은 수술들...
제일 슬픈건 사회에서 고립되어 차 한잔 할 친구조차 없게 된거에요
음악 책 영화 여행 좋아하는게 너무 많았는데
제 생활이 숨도 못쉬게 되니 그런 얘기를 맞장구 칠 기운조차 없었어요
그렇다고 해결이 안되는 제 몫의 힘든 얘기를 지인들에게 할수도 없구요
이제 스스로 너무 추한 모습이라 느껴지는 외모에
나눌 경험이나 이야기도 없어 누굴 만나기도 두려워요
그런데 사람이, 유대감이 너무 그립네요
혼인전에는 적당한 외모와 경력으로 사회적으로 인정받으며 친정엄마의 자랑이었는데
이제 본인 몸 안좋은데 제 얘기를 들으면 몸이 너무 상한다면서
입도 못열게 막으며 전염병자인듯 천덕꾸러기 취급을 하네요
이혼 후 단 한차례도 위로라던가 전화도 없습니다.
가족이란 이런건가 하는 허탈함이 억장이 무너져서 힘들어요
젊고 아름다운 시간을 다 놓치고 깊은 억울함과 분노 패배의식 우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속아서 결혼하지 않고 이렇게 가족돌봄에 인생을 갈아넣어야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아침에 눈뜨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만 들고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가 절대 그 결혼을 하지 말라고 소리치고 싶어요
제 자리를 부러워했던 친구들은 다 사회에서 자리잡고 자신의 삶이 있는데 전 이 나이에
그 어떤것도 손에 잡히지 않아 하루종일 뭘하는지도 모르게 집중이 안되고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매일 눈물만 솟구칩니다.
이런 저도 인생역전이라는게 가능할까요
제 몸과 마음을 추스려서 다시 사회로 나갈수 있을까요
다시 사람을 믿으며 따스한 마음을 나누며 평범하게 살수 있을까요
당장 뭐 부터 해야 제 정신을 차리고 후회없이 살수 있을까요
남편이 천벌받았으면 좋겠고 내가 잘사는게 최고의 복수라고 생각하려고 하는데
진짜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오랜만에 돌아온 82가 예전과 다르다는 글이 있어 글을 올릴까 말까 많이 망설였어요
왜 그리 바보같이 살았냐 그렇게 비난하시거나 아픈 말 하시면 그냥 무너질것 같아서요
하지만 제가 기억하고 경험한 82는 현명한 분들의 아름다운 조언이 넘치는 곳이었습니다.
항상 따뜻한 위로를 얻었던 이곳에서 지혜를 경청하고자 글을 씁니다.
아무생각도 할수 없고 무력에 빠져 어떤 것을 시작해야 하는지 엄두를 못내는 저에게
사랑많은 친정엄마처럼 혹은 저 같은 길을 걸었던 선배님 마음으로 조언해주시면 너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