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하러 시골에 갔다가
김장을 다 끝내놓고
감망을 들고 나가
감을 한바구니 땄더랬어요.
아무도 돌보지 않는 빈 밭의 감나무는
돌보는 이도
감을 따는 이도 없는데
올해도 가지마다 주황빛 감을 많이도 매달고 있어요
젊은 사람은 없고
나이든 사람들은 한 둘 떠나고
남아있는 사람들도 다 노인이 되어
이제는 감을 따러 다니지도
이런 감을 먹지도 않는다고
말씀하시는 엄마는
옛날
너희들 어렸을때만 하더라도
먹을것도 마땅찮고
감나무 감도 귀해서
산에 있는 똘감도 따러 다니고 했었는데
그때는 마을 사람들 너도나도
감따러 다니고
감 하나도 귀한 시절이었는데
이제는 아무도 감을 따러 다니지도
따가지도 않는다고..
그냥 떨어져 뭉개지는 감이 아까워
앞전에 한바구니 따다 놓았다고 하시며
장독 하나를 여니
그 안에 모아 담아 놓은 감이 귀엽게 있더라고요.
제가 따간 감 한바구니를 들고
감 하나 하나 차곡 차곡 항아리 속에 넣으시는데
엄마의 모습이 다람쥐마냥 귀여웠지 뭐에요
겨울에 꺼내서 동네 아줌마들 (할머니가 된)과
또 나눠 드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