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시누와 남편, 둘이 결혼하길....

시누가 별거중이에요. 

무능하고 게으르고 등등의 이유로 이혼만 안했지 

남편과 따로 산지 오래입니다. 

 

제 남편은 시누보다 12살이 어린데 

하루가 멀다 하고 전화로 남편에 대한 욕과 신세한탄을 기본 한시간... 대체로는 그 이상을 합니다. 

제 남편은 그냥 단순한 사람이고 

눈치는 없지만 모질지는 못한 성격이에요. 

처음엔 누나가 말하니까 그냥 들었어요. 그리고 맞장구도 간간히 치고요 

그 생활이 너무너무 길어지니까 

마치 가스라이팅처럼

누나는 너무나 피해자고 안타깝고 불쌍하고 그런가봅니다. 

 

문제는 저를 대하는 태도인데요 .

하도 누나한테 개차반 같은 케이스만 들어서 그런지 

제가 굉장히 편하고 호강하는거라고 하더라구요. 

저희 돈도 별로 없어서 내내 맞벌이했고 

그 와중에 육아 살림은 온전히 제몫이었습니다. 

애들 목욕한번 시킨 적 없고 

쓰레기 내다 버린 건 다섯손가락에 꼽아요.  

 

그런데 누나한테 듣는 이야기들 

매형이 한 짓들을 계속 계속 듣다보니 

마치 자기는 굉장히 훌륭한 남편인양 착각하게되는겁니다. 

이를 테면 자기는 정상적으로 돈을 벌고 있고 

너를 떄린 적도 없고  바람을 피운 적도 없지 않느냐.. 

이런 식이에요. 

그런데 솔직히 제 나이 또래 여자 중에 이렇게 가사 육아 독박하면서 

맞벌이하는 케이스를 본 적이 없어요. 

저더러 왜 남편을 교육시키지 않냐는데 시켜도 안합니다. 

진짜로 안해요.  

 

싸우면 늘 가사 분담 떄문인거고. 

누나한테 저랑 싸운 얘기도 슬슬 한번씩 흘리고 

시누는 본인 하소연을 이어가야하니 

남편의 이야기에 편들어주고요 

(자기가 가사 노동을 안하는 것에 대한 합리화,.. 쓰레기 봉투가 많이 남았다. 그래서 안버린다. 쓰레기 봉투 아까운 줄 모른다 결국 제가 낭비하는 스타일이라고 ...)  

 

어느 순간부터는 자기 누나는 이렇게 힘들어도 꿋꿋이 사는데 

너는 왜이렇게 불만이 많냐고. 

 

정말 개막장 같지만 

시누랑 남편하고 결혼해서 살았으면 좋겠거든요. 

둘이 저렇게 두어시간 씩 통화하면 세상 행복해보여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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