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에 나를 매우 행복하게 하던 남자랑 헤어졌지요.
결혼하고도 아주 오랫동안 꿈에 나와서
울면서 깼어요.
그 남자는
안정적이지 못한 직업에
넉넉하지 않은 상황
유복하지도 평균도 못되는 집안
학력도 없고 (안 좋을것도 없음, 그냥 없음)
나이도 많고
그냥 말 그대로 나를 버렸어요.
연결점도 없어서
연락 할 방법도
다시 들을 소식도 없었어요.
헤어지고 어느날
지하철문이 열렸는데
그 남자가 내 앞에 서있었어요.
나는 그대로 서서 아무말도 못하고
그 남자는 안녕하고는 바로 가버렸어요.
그것때문에
언젠가 다시만나기를 오랫동안 기다렸어요.
이제는 다시 만나도 알아보지도 못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지금 남편은
보통의 사람들이 결혼하고 싶은 사람들의 10가지 조건을 꼽는다면
모든 항목에 아무리 적게 주어도 8점 이상의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조건에
평온하고 따뜻한 사람이에요.
시댁 식구들까지도 모두 그래서
저도 평온하고 풍족한 삶을 살고 있어요.
얼마전,
다 늦은 나이에 친구가 결혼을 했네요.
남자는 나이도 많고
이혼도 하고
아이도 성인이될만큼 컷고 ( 그만큼 나이차이가...)
내게 조건을 물어봤으면 반대하겠지만
처음엔 그래도 사랑한다니 일단은 응원했던
결혼식도 없이 이미 혼인신고도 해버리고
평생 풍파없이 부모님이 주신 넉넉한 환경에서
순진하고 맑은 친구의
남편을 보니
살만큼 살고
결혼도 하고 이혼도 하고
알거 다 아는 사람이
서로 알고 만난지 겨우 1-2년에
(실제로 사귄 기간은 짧음)
자기가 그 결혼을 하는 것이
이기적이라는 것을 몰랐을까.
나를 매몰차게 그렇게 버린 남자가
사실은 나를 사랑했던거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