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시골살이: 3000원짜리 백반 자랑

그동안 바빳습니다. 

밤 주워먹고 

감 주워먹고 

대추 주워먹느라구요. 

 

시골에 오면 욕심이 많아져서

내가 안주워가면 다음주면 썩어갈 밤이 아깝고

연시가 되어 떨어진 감은 오늘 주워먹지 않으면 내일이면 못먹는 놈이고

대추는 떨어지고 난후 차가 지나가버리면 으깨져 못먹으니 

늦게까지 따뜻한 가을볕에 돌아다니느라고 얼마나 바빴는지 모릅니다. 

 

뭐라 하실까바 말씀드리면

주인없는 구역에

바닥에 떨어진 놈들만 먹습니다. ㅋ

사실 저는 과일도 많이 먹는 편이 아니에요. 

 

지난주 얼굴에 레이저 쏘시는 의사선생님께서는

선크림을 꼭 바르라고 안발라서 그렇다고 

불의 심판을 내리시며 혼내지만 

아무리 바르고 가려도 무한히 싸돌아다니며 맞는 자외선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최근엔 만원짜리 시장 잠바를 

자랑했더니 열화와 같은 댓글을 받았지요. 

 

오늘은 꽃무늬 털바지를 사러 시장으로 향했습니다. 

만원짜리가 시골이라고 흔한것은 아니라 

거의 40분 넘게 운전해서 멀리 옆 도시로 가야합니다. 

 

근데 안타깝께도 

이미 재빠른 할매들에게 

꽃무늬 바지들은 모두 털려서 

베이지 색같은 얌전하고 두툼한 놈들을 주로 데려왔네요. 

 

재작년쯤 인터넷 쇼핑몰에서 산

2만원과 3만원 사이의 품질의 바지와 비슷한 놈을

만원에 가져오면서

온누리 상품권으로 할인까지 받으니 

그래도 잘했다며 칭찬합니다. 

 

배가 고파서 

근처 밥집을 물으니 

5천원짜리 백반이 있답니다. 

 

그래서 오! 좋아요 했더니 

그 옆에는 3천원짜리가 있다고 합니다. 

너무 신기해서 3천원짜리 가게로 가기로 결심합니다. 

 

옷은 무거우니 

맡겨두고 밥부터 먹고 오라고 하시네요 

오오! 이런 서비스 좋아요. 차로 한번 다녀올 시간을 아껴서 더 좋습니다. 

 

식당에 도착, 30 m 거리입니다. 

두둥! 백반이 옵니다. 

둥근 반찬나눔 접시에 옵니다. 

 

하얗게 얼갈이 데쳐서 무친 것 옆에 새우 젓갈과 다른 내가 무식해서 모르는 젓갈 하나가 있구요. 

오뎅 볶음

콩나물 희게 무친것 - 이것 육수를 쓴 듯합니다. 깊은 맛이 나요.

무생채

것절이 김치 

알타리 무   

시래기 국한대접

강된장

흰밥 고봉으로!

 

밥그릇이 요즘 박정희 스탠드다드 밥그릇이 아니라 

울 엄마가 나 어릴적에 밥 주었다는 

스텐인데 가로세로가 비슷한 사이즈의 밥그릇에

고봉으로 올라갔어요. 

 

저는 밥이 많다고 했더니

차별해서 적게 준거였어요. ㅋㅋ

다른 손님은 밥그릇만큼 위에 똑같이 올라갔더라구요. 

 

물론 저는 밥을 남겼고

따블고봉으로 받은 손님은

국이 식기도 전에 다 드시고 갔어요. 

 

빨래를 해놓고 바지가 마르기를 기다립니다. 

꽃바지가 하나도 없었던건 아니에요. 

얇은 털이 있는 원단에

지퍼까지 있는 바지를 5천원에 산 놈들도 있어요.

 

낼모레 운동갈때는 스타킹 위로 

꽃 가라 바지를 입어볼까 생각합니다. ^^ 

 

 

최근 많이 읽은 글

(주)한마루 L&C 대표이사 김혜경.
copyright © 2002-2018 82cook.com.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