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음식도 시대가 변하면서 자꾸 바뀌는데,
특히 요샌 컴퓨터와 인터넷 발달로 뭐 하나가 괜찮다 싶으면 전국화 되는것 같아요.
우리 친정어머니는 90대신데 예전에 제가 김장하는것 옆에서 배웠는데, 무채를 아주 많이 넣으셨었어요.
엄마는 또 그 위에 외할머니께 배우신건데, 외할머니는 완전 서울 사람으로 평생 사신 분이었고, 엄마도 서울을 평생 떠나본적 없는 토박이 서울 사람인데, 그래서 서울식 김치가 그런건가 했어요. 무가 많이 들어가야 김치가 시원하다고 하면서 많이 넣으셔서 무채 써는게 아주 큰일이었어요.
그리고 김장때면 김치를 담그고 나서 무채가 잔뜩 들어간 김치속을 따로 한그릇 빼놨었어요. 그걸 굴 얹어서 따로 먹었었어요.
요새는 무채 안넣고 무 갈아 넣는 러시피를 한 2~3년전부터 종종 봐요.
무를 갈면 조금만 넣어도 무맛이 다 베서 효과적이겠어요.
무채 써는 일이 주니까 김장이 빨리 끝날거 같아요.
그리고 김장에 육수 넣는 레시피는 또 한 10년?? 15년 전?? 그정도 전부터 봐요.
그 전에는 저는 솔직히 김장에 육수 끓여 넣는거 주변에 본적이 없었어요. 제가 말하는 주변은 시어머니, 친정어머니, 작은 어머니, 고모 등등... 나잇대 짐작 가시죠? 암튼 제가 김장 배울수 있는 주변 어른들을 말하는 거에요.
요새 제가 여전히 친정어머니식으로 무채를 엄청 써는게 힘이 많이 들어서 요령을 피울 생각으로 레시피를 많이 찾다보니 이런 김치 조리법도 유행따라 많이 변했구나 싶었어요.
재밌는건 제가 요리책을 찾아봤거든요.
25년전에 결혼할때 산 한식 요리책-이건 지은이가 없고 출판사에서 그냥 짜집기로 만든 종합 요리책인데요, 여기 나온 김장 김치에는 배추 3포기에 무를 2키로 넣으라고 나오네요.
그 담에 이것도 한 20년 넘은 요리책인데, 심영순님 초기 책인데, 여기도 배추 2포기에 무를 1개 채썰어 넣으라네요.
또 다른거는 무려 78년에 발간된 친정 어머니 요리책이 있는데요, ㅎㅎ 거기서는 무려 배추 10포기에 무를 5개 넣으라고 되어 있군요.
다 요새 기준으로는 무 엄청 넣는거에 속하죠. ㅎㅎ
그리고 이 요리책들 어디에도 육수 넣으라는 말은 없군요.
찹쌀풀은 나와도.
그냥 재밌어서 적어봤어요.ㅎㅎㅎ
저도 무채 써는거 힘들어서 올해는 좀 덜 써 볼까 궁리중이긴 한데, 20년 넘게 하던게 있어서 이 나이에 조리법 바꾸려니 용기가 필요하군요. ㅜ.ㅜ
근데 저희집은 김치속 다 먹는 집이라서 그냥 하던대로 할까 싶기도 하고...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