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여동생에게 독박육아라고 하지 말라고 하는 분 이야기 듣다보니
여동생에게 전혀 공감을 못하고 계신데 혹시 딸이 있으면 딸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보시라고
적어봅니다.
독박육아라고 우울증 걸리는 대부분이 고학력 고스펙인 경우가 많아요.
그냥 슬렁슬렁 사회에 편승해서 살던 여자들은 오히려 결혼이나 육아가 훨씬 더 내 노후 보장이
되고 전업에 대해 겸허히 받아 들여도 되지만 한참 내 능력을 죽기 살기로 쌓았던 여성일수록
내 능력 발휘해야하는 30-40대에 육아라는 것이 발목을 잡으니까요.
내가 왜 이렇게 열심히 공부했나 현타가 오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그럼 시터 고용해 줄테니 나가서 일하면 되지 않느냐고 했지만 그 결단이라는 게 죽을만큼 힘들다는
거죠. 전 퇴직하게 되면 디스크든 뭐든 내가 도우미를 고용해서라도 딸 아이 봐 줄 생각이예요.
제가 울 친정엄마 디스크니 갱년기로 인해 육아를 안 맡아 주시다 보니 지옥을 뚫고 지나가는 기분이 들 정도로 힘들었거든요.
요즘은 육아도 공동으로 한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전담해 주는 남자들 없어요.
(정말 예전보다는 조금 더 나은 정도지만 일부러 집에 들어가기 싫어 미적거리는 유부남도 있고
아예 내일 아닌데 어쩔 수 없이 가정의 평화를 위해 돕는 척만 하는 남자들이 대부분인거 아시잖아요)
결국 아이들은 엄마바라기가 되고 엄마는 죽을 만큼 힘들게 되는 거죠.
아이 중이염 걸려 너무 아프다 보니 아빠가 아무리 안아주려고 해도 내게만 계속 매달리고
그렇다고 남편이 집안일에 능숙한 것도 아니고 결국 1시간 자고 회사 출근을 3일 하다 기절 한 적도
있어요.
아이의 애착관계는 한쪽에 집중되어 있게 마련인데 대부분이 엄마죠.
그러니 맞벌이인경우 이중고가 되는 겁니다.
님 동생이 말하는 독박육아에 대한 억울함이 이거예요.
우리나라 육아 책임에 대한 남자들의 이해부족 거기에 가족들은 더 이해부족 거기에 사회적 시스템의
결여로 인해 마음놓고 아이를 맡겨 둘 기관 결여, 여자들은 고학력 고스펙이면서도 경단녀가 되는 거죠. 자원의 낭비예요.
제 딸은 아예 결혼 생각을 하지 않더라고요. 엄마 삶을 보니 너무 힘들어보인다고요.
독박육아라고 하는 것에 대한 것은 지금 당장 가지고 있는 육아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도태되고 있는 기분, 낙오되고 있는 기분 근데 그 어느 누구도 도와줄 생각 없이 나한테만 오로지
짐들이 꽂혀 있는 기분을 말하는 겁니다.
동생이 이기적이기보다 미래의 자신에 대해 공부해 놓은 것에 대한 억울함 입니다.
아이를 믿고 맡길 곳이 없는 막막함 제 때는 그나마 유치원에 맡기면 6시 이후에도 그들은 잔업이 많아
맡아주시고 전 대신 저녁이나 간식들을 쏴 드리고 하면서 유지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그렇게 봐 주는 시대는 떠났으니 님 동생의 육아전쟁에서 자신이 없는 거죠.
님 남편을 봐도 그렇고 동생 남편을 봐도 그렇겠지만 그렇게 서로 공동육아 (남자들은 자기들이 정말
50:50)으로 한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그렇게 하는 집이 얼마나 있을까요?
직장생활 하면서 저 아이 하나 낳은 것이야말로 가장 옳은 선택을 했다고 하는 이유입니다.
그 언니 비난하는 것보다 왜 그렇게 여자들이 독박 육아라고 이야기하며 억울해하는지 딸이 겪을
입장을 생각하며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시라고 적어봅니다.
(물론 이것에 편승해서 전업을 희망하며 독박 육아라고 이기적으로 사는 여성도 있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