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한 번 보기시작하면 끝이 없어서
잘 안보려고 하는데
그래도 설거지나 빨래 개기, 개 산책할 때 예전에는 멜론을 켰는데 이젠 유튜브 콘텐츠가 훨씬 매력적이라서 종종 찾아 보게(듣게)됩니다.
요새 이것 저것 찾아보다가 든 세상은 넓고 사람 성격은 참으로 다양하구나..하는 걸 배워요.
저는 댓글도 다 읽는 편인데
왜냐하면
요새 포털은 민감한 뉴스나 연예인뉴스는 댓글을 막는데
유튜브처럼 개인채널의 진입장벽이 없는 컨텐츠는 진짜 별의별 인간들이 글을 써놓잖아요.
별의별 인간들도 다 댓글을 쓰고요. 또라이 질량보존의 법칙이 그대로 보이는 공간이 유튜브 댓글창인데요,
악플러라고 말하는 또라이가 늘 있기 마련인데
그 또라이들이 유독 신이나서 윙윙거리며 꼬이는 콘텐츠들이 있더라고요.
최근에 눈에 띈 게
어떤 젊은 의사가 엄청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라 과고 나와서 의대 졸업하고 수능 다시 보고 치대 다시 갔던가?암튼 서울대를 두번 다니고 지금은 치과의사를 합니다. 진짜 엄청나다..생각했는데 이 콘텐츠에 자꾸 시비가 털리고 그 시비터는걸로 이 의사는 또 공격적인 콘텐츠를 만들어요. 그럼 또 시비가 털리고..이게 계속 반복되니 보는 사람(저)은 바쁜 시간에 내가 남의 싸움을 왜 구경하고있나..싶더라고요. 부정적인 기운을 굳이 받고싶지 않아서요..
또 한 의사는 요새 탈모전문으로 라스에도 나오고 뜬 의사인데
예전에도 꽈추니 뭐니 쇼닥터들이 결국 시끄러운 문제가 많고 그래서 아직은 판단이 잘 안되지만..
넘 독창적인 캐릭터로 웃겨서
예전 컨텐츠들도 찾아보게 되었어요.
근데 이 분이
과장된 코스튬을 넘어서 선한 웃음을 주니까 자꾸 더 보게 돼요.
돈있는거(병원이 자기 건물) 자랑하는것마저 웃기고
대학 어디나왔냐는 직설적인 질문에도
부산대 나오고 학사까지만 했다는것도 당당하게 얘기하고
자기같은 별난 사람 싫어하는 손님도 있어서
공동원장은 본인과 정반대 스타일의 의사랑 함께 일한다고..자기가 가르친 의사인데 자기머리는 그 공동원장님한테 심었다고 하더라고요.
공동원장님이 자기머리 맡길만큼 믿을만한 실력의 사람이라는 걸 돌려 얘기한거죠.
머리를 심을 때
간호사 3명이 옆에서 공장처럼 엄청 빠르게 움직이는데
4-5시간은 기본으로 해야하나봐요.
그래서 직원들의 노련함과 서로 합이 엄청 중요하대요. 댓글에서도 탈모전문병원 간호사들은 너무 힘들어서 오래 일 못한다고..근데 저 병원은 복지도 좋고 분위기도 좋아보여서 가고싶다는 글이 많더라고요. 이 병원은 직원복지가 타 병원보다 좋아서 한 번들어오면 거의 안나간다고..그러더군요.
그리고 방송에서도 간호사들이 저렇게 일을 잘해줘서 덕분에 자기가 편하게 일한다고..실제는 진짜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는 저 의사의 처세술도 영업력도 배우고 싶더라고요.
그리고 요새 알고리즘에 떠서 보게 된
두 딩크 부부..
한 케이스는
제주도의 카페 사장부부인데
카페가 일단 무슨 외국처럼 엄청 예뻐요. 시그니처메뉴라고 하는것도 진짜 한 번 가서 먹어보고싶다고 생각들 정도로 예쁘고 공을 많이 들인거 같고요. 센스가 정말 보통이 아닌것 같더라고요.
근데ㅜㅜ 이 분들이 이런 센스도 있지만 성격도 센시티브하신지..컨텐츠가 다 뾰족뾰족해요. 그 평화롭고 예쁜 카페 모습과는 다르게 글이 뾰족하니 악플이 엄청달리는데..또 그 악플 하나하나에 다 답글을 달아요. 저는 그 카페와 정원 찍어놓은 사진만 보면 넘 평화로워보여서 더 보고싶은데..점점 컨텐츠가 악플 대처법, 악플 잡아서 합의금받아 마이크인지 카메라인지 샀다는 내용, 누군가 댓글로 자기도 소박하게 카페 차려서 이렇게 살고싶다고 쓴 내용 박제해서 , 누군가에겐 소박~해 보이는 카페에 4억인가? 들어갔다며 정원에 3천, 인테리어에 얼마, 가구에 얼마..이런 콘텐츠를 찍더라고요. 그러니 또 악플이 악플이ㅜㅜ 그리고 거기에 또 일일히 날선 댓글을..
자기 음료 마시고는 드럽게 비싸네..하고 욕하고 나간 고객이 있었대요. 그 후 자기가 쓰는 잔이 20만원짜리이고 테이블이 몇 백만원짜리라며 콘텐츠 찍고..
외국처럼 보이는 정원이 인스타에서 유명한지
카페는 안들어오고 앞에서 화보만 찍고 가는 관광객들이 있나봅니다. 그 관광객들 CCTV 모자이크해서 박제하고..
중간중간에
왜 본인들의 카페가 왜 노키즈존인지 설명하는 숏폼이나 인스타릴스 그런건
굉장히 재치있고 유머러스해서
이 분들 엄청 재능있다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전반적인 컨텐츠가 제게 부정적인 기운을 주니 한 번 보고나서는굳이 더 보고싶지는 않았어요.
그 공간은 진짜 넘 평화롭고 멋져서 사진으로도 더 보고싶고 어떻게 계속 가꿔지는지도 보고싶고 그런데..
악플러들이 껀수잡아서 악을 싸지르고 사장님이 거기에 같이 날선 대꾸하며 싸우는 내용을 읽다보면 덩달아 기분이 나빠져서요.
다른 한 케이스는
요새 알고리즘에 의해 빵 터졌다는
딩크(?)인듯 보이는 젊은 부부인데
일상을 녹음하고 그걸 남편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서 올렸어요. 아내분이 노래를 참 잘하는데 엄청 유쾌하고 똑똑하고..남편분은 그런 아내가 예뻐죽겠는지 무슨 말 할 때마다 엄청 잘 웃어요. 일상, 정말 소소한 대화인데 듣다보면 너무 평화롭고 저 예쁜 커플의 미래를 지지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당연히 그 부부의 속사정은 모르겠으나 대화 내용이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더라고요.
댓글들도 다들 이런 삶을 동경하며 살고 있었구나..싶은 글들을 남기고 댓글에 위로 받았다는 내용, 본인들 힘든 얘기 털어놓는 분들이 많고요. 악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 안에서 악플이 써있다면 되게 위화감이 들것 같은..악플쓴 이가 당연히 정신이 온전치 못한 사람이겠거니..하는 그런 분위기였답니다.
대조되는 유튜브 콘텐츠들을 보면서
요새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악플은 기본적으로 그런 글을 쓰는 사람의 정신이 온전치 못한거고 법적으로도 처벌을 받는게 맞아요. 글 싸지른 댓가로 금융치료해줘서 돈 무서운거 알게 해주는 것도 맞고요. 근데 유독 악플이 일상적으로 달리는 콘텐츠들은 그 이유가 뭘까도 같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입에 칼을 물고 설치는 정신병자하고 같이 칼들고 싸우는게 맞는지..웬만하면 피해가는게 맞는지...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유튜브는 단점도 많지만
예전에는 생각치도 못했던 고품격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는건 엄청난 일이기도 해서 저는 계속 이런 쪽으로 활용하고 싶더라고요.
일당백이라는 책 소개해주는 프로는 정말 보석같고요..최근에 정박님이 작별하지않는다 해석해주는 거 보고..이런 강의를 내가 방구석에서 듣고 있다니..감동이었죠. 이런 프로에서는 댓글에서도 많이 배워요. 가끔 통찰을 글로 남기는 분들이 있어서..
이동진 파이아키아 중 가장 최근 콘텐츠인 교양에 관한 내용도..그동안 제 머리속에서 정리되지않고 맴돌았던 감정들과 생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신 내용이어서 진짜 좋았고요.
침착맨..이 분 콘텐츠는 가끔 깜짝 놀랄때가 있어요. 저는 이 분거 설거지하면서 듣거든요. 근데 전문가분이 나와서 침착맨의 경쟁상대는 식기세척기이다. 넷플릭스 경쟁상대는 타 ott가 아니라 나이키이다 이런 느낌으로..얘기하는데 제 사고가 확장되는 경험을 했고, 이 분이 대단한게 뭐냐면 자기가 하고싶은대로 하는거 같은데 그게 트렌드를 계속 아주 살짝 앞서요. 그게 너무 신기하고 부럽더라고요. 한없이 가벼워보이는데 들여다보면 또 그렇지가 않고요. 롱런의 이유가 보여요.
TT타임즈인가 갑자기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그 컨텐츠는 IT쪽을 다루는데
AI시대에서는 멍청한 인간은 더멍청해지고 현명한 인간은 더 현명해질것이라고..하는 내용을 다룬적이 있었어요. 매우 동감하고요. 경계하면서 살아가야겠다는 생각도 했죠.
그리고 유튜브를 요새는 아이팟으로 계속 듣다보니 드는 생각..
아이팟이 유튜브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쳤겠다생각이 들더라고요.
보는 정보는 짧게(숏폼, 릴스)
듣는 정보는 길게 만드는 것 같고
오디오에 엄청 신경쓰기 시작한게 느껴져요.
옛날 콘텐츠들 찾아보면 오디오가 별로였거든요.
그리고
저만해도 아이팟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다보니
음질이 별로면 그 콘텐츠를 안 찾아듣게 되더라고요. 차라리 화면은 핸드폰이나 고프로로 찍어도 OK인데..소리는 좋은 거 듣다가 품질이 낮으니 안보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철학과 인문학은 꼭 계속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종착에는 들고요.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기네요..아줌마의 유튜브 감상기는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