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다닙니다
승진해야 할 때를 놓쳤어요
갑작스레 암과 희귀병에 걸려서 2년 쉬고난 뒤
뒤 늦게 나마 승진하려고 발버둥치는데요
(암도 내년 1월이면 완치 판정 받아요)
위에서 안 도와주네요
참고로 저희는 승진 시험 안 보구요
소위 말해서 인맥... 누가 누가 잘 알려졌느냐로 승진해요
저 아프다는거 단점 극복하려고
야근도 많이 하고 주말에 나와 근무한게 올 들어 10번이 넘었어요
그리고 제가 헌신해서 부서 재정집행도 초과 달성했구요
작년 부서 평가는 A 받았어요
제가 재정집행 뿐만 아니라 부서 평가담당자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저를 승진에서 배제시켰더라구요
이유는 뭐 제 성격때문이겠죠
제가 원래 조용하고 일만하는 스타일이고
여우하고는 거리가 멀어요
이건 고치려해도 못 고쳐지더라구요
타고난거라 ㅠㅠ
반면에
일은 별로 없고 성과는 없어도 외모 반반하고 몸매 관리되어 있고 젊고
술도 잘 따르는 여직원 승진시키려고 부서에서 노력해요
윗 사람들한테 저는 왜 배제냐는 이유로 항의하니
아무 대답도 못하고 침묵만....
기분 나빠서 연말에 다른 부서 가겠다고 했어요
아직 갈 곳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요
그런데
저 대신 오려는 직원의 평판이 그리 좋지 못하다는걸 알았어요
일도 제대로 못하고 윗 사람들한테 상냥하지도 않구요
그러자
윗 사람들이 저한테 1년만 더 같이 일하자고 잡네요
이게 뭔가요? 제가 승진도와달라고할때는 암묵적으로 거절하더니
이제 와서 같이 일하자구요?
저요...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남는다고 승진시켜줄것도 아니고
노력과 성과를 인정해줄것도 아니구요
회식 자리 가서 딸랑거리고
자기들 술상무해주고 그래야 승진시켜주는 조직문화가 정말 싫어요
목구멍이 포도청이고
가계 대출이 남아 있어서 다니는거지만
정말 이기적인 윗 사람들 때문에 나가고 싶은 맘 뿐이에요
공기업 다니면
사실 이직도 힘들고
나이도 50대 초반의 올드 미스라
다른 곳 가기 힘든데
진짜 요즘 자존심도 상하고 맘도 상하고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