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친정엄마와의 갈등

제 나이가 50이 넘었는데도 친정 엄마는 너무 힘드네요. 

저희 친정 엄마는 75세이신데 자아가 무척 강하세요. 

가난 속에서 독립적으로 경제활동하고 외할머니에게 큰 도움을 주며 살아왔죠.

그당시 대학을 가려고 돈을 모으다 폐병에 걸리며 꿈을 접고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아버지와 결혼해서 저와 남동생을 낳고 사셨습니다. 

그런데 엄마는 평생 크게 승진하지 못하는 아버지를 못마땅해하고 공부못하는 

저를 늘 탐탁지 않아했습니다. 엄마 친구들은 다 강남에 살며 자식들은 다 좋은

대학을 갔죠. 전 늘 아버지 직장때문에 초등학교 6번 중학교1번 고등학교1번 

전학을 했고 대학입시에 실패하고 재수해서도 실패하고 겨우 수도권 전문대를 

나왔고 후에 통신으로 4년제 편입을 했고 그냥저냥 강사일을 하면서 지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잘 나가는 강사가 되었고 대기업 다니는 남편도 얻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친정 엄마는 늘 친정이 잘 살아서 너가 대기업 다니는 남편을 얻은 것이라는

말을 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무슨 졸부도 아닙니다.)

늘 저더러 이기적이며 저만 안다고 구박을 하거나, 어렸을 적에

엄마의 화가 폭발하면 빗자루를 들고와 여기저기 저를 때렸습니다. 엄마의 감정적

폭발은 저를 늘 정서적으로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남편 직장과 친정이 한 도시안에

있어서 벗어날 수도 없었습니다. 엄마를 생각하면 전 늘 불편한 마음이 먼저입니다. 

엄마를 이해하고 잘 해보고 싶어서 엄마랑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느날 저희집에 놀러와서 남동생이 불쌍하다면서 

눈물을 흘리더군요. 걔만 생각하면 짠 하다고요. 남동생은 공황장애를 겪어서 사회생활을

않하고 부모에게 얹혀삽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엔 공황장애를 핑계로 부모에게 얹혀

사는걸로 보입니다. 엄마가 상속 문제로 제가 뭔가 문제를 일으킬거라고 생각하는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엄마에게 제 신분증이랑 도장 다 드리고 알아서 하라고 했습니다. 

물론 저도 조금 받았구요. 그런데 동생이 9를 받았다면 저는 1정도 받았습니다. 

그거라도 감사한 마음으로 받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저도 인간인지라 평생 동생만 

편애하는 엄마에게 저도 너무 지쳐서 이사를 나와서 차로 20분 거리에서 삽니다. 

그리고 저는 대학원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과제와 시험을 핑계로 일주일에 한번 정도만

엄마에게 연락을 취했습니다. 

 

엄마와 전화통화를 하면 온통 남동생 공황장애때문에 힘들어죽겠다는 하소연

이모들 욕, 조카들 뒷이야기, 본인 몸 아픈 이야기, 등등 하소연뿐입니다. 

제가 팔자가 좋으니 늘 엄마 이야기를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엄마와 통화를 하고 나면 늘 제가 쓰레기통이 되는 것 같습니다. 여태까지는 그냥그냥

잘 참으며 지내왔는데 몇일전에 통화를 하는데 그런말을 하더라구요. 

자주 가는 미장원 아줌마가 엄마에게 '오래 사세요. 친정 엄마가 돌아가시니 너무 힘드네요

따님도 저처럼 슬플거에요. 오래 사세요' 했대요. 그런데 엄마가 '우리딸은 내가 죽어도

오래 슬퍼할 애가 아니에요'라고 했다고 하더군요. 

우회적으로 제가 나쁜년이라는걸 이야기 한거죠. 

그런데 몇일 째 그 말이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아요. 

아무리 엄마에게 서운한 맘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어도 제가 엄마가 죽어도 슬퍼하지 

않을 인간일까요? 이젠 온몸이 떨리고 일상생활이 힘들 지경이네요. 

그동안 엄마가 남동생을 편애하며 살아온 45년의 기억이 가슴을 터지게 만듭니다. 

엄마의 강압적 태도때문에 저는 아이를 갖는 걸 무의식적으로 거부해서 아이도 없습니다.

아이가 없는 이유에 대해서도 엄마는 늘 니네가 제일 팔자가 좋다. 무자식이 상팔자다 

이런식입니다. 이기적이어서 애를 않가졌다는등의 말을 저에게 쏟아냈습니다. 

 

저의 서운한 감정을 조금 내비추었을때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라며 극대노를 했습니다.

 

저도 50살이 넘었는데..... .

엄마와 연락을 끊는게 답일까요?

엄마와 끊고 살고 싶은데 그 이후 내 자신이 정말 이기적이고 나쁜년이라는 

생각이 들까봐 정말 이기적인 마음에서 엄마와의 분리를 주저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저는 남동생이 공황장애가 된 것도 일정부분 엄마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인간에게 유년의 좋은 기억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나이 50이 되니 더 절실해집니다. 

저는 엄마와의 관계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지혜로운 분들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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