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아이 고등되며 가장 힘든 사람이 바로 남편이네요.

전 어릴때부터 양가에서, 학교에서, 교회에서 칭찬과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어요.

학창시절부터 자존감이 높고 씩씩했고요, 외향적이면서도 섬세한 편이라 두루두루 친구들도 많았고, 인간관계로 걱정을 해본 적이 없었던 사람입니다. 대학교, 대학원, 직장, 아이엄마친구들, 경단녀가 된 지금은 파트타임으로 일하는데에서도 늘 자신있고, 당당하고 문제해결능력이 뛰어나서 도움도 많이 주고 제 스스로 자부심을 느껴온 중년 여성이에요. 

좀 빡빡한 스타일의 책임감과 정직함을 장착한 남자를 만나서 결혼을 했는데요, 

근데 그랬던 제가요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고, 남편이  너무너무 힘들어요.

제 인간관계중에 가장 힘든건 바로 남편인것같아요. 
남편은 원래 대부분의 인간관계를 힘들어 사람이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내가 문제인건지 아니면, 정말 내가 사람을 잘 못 고른걸까, 

아니면 내 내면 깊은 곳에 있던 연약한 부분이 건드려 지는 사람이 이사람 뿐이라서 힘든걸까 치열하게 고민해봅니다. 

 

아이가 공부를 어려워하는데, 남편이 너무나 이 일에 집착하고 괴로워하면서 저를 괴롭히거든요.

기억하시는 분 계시는지 모르겠지만, 아이 공부문제로 저를 수동적으로 공격한다는 글을 몇번 쓴적이 있어요.

아이에게는 안그러려고 노력하니 다행이라는 댓글들도 많이 주셨어요. 

그런데 남편은 자식앞에서 애써 감춘 발톱의 썩은 기운을 모아 저에게 화살을 쏘고 있어요.

다 제잘못으로 뒤집어 씌우고 싶은 마음이 부글부글한데 

나름 배운사람이니까 그렇게까지는 못하고, 도저히 못참겠을때 한번씩 쏘아붙이는 것으로 보아, 자기도 심신이 괴로운게 눈에 보여요. 

이것 까지 감당하는게 애미 노릇이라면 기꺼이 해야겠죠.

근데 그럴때마다 저는 저사람이 계부로 느껴지고 제가 낳아온 아들처럼 느껴져서 너무 외롭게 느껴져요.

남편도 알아요. 좋은 대학나온다고 인생 보장 받는거 아닌거 알지만, 그래도 그거라도 없으면 어찌 살아가냐는 거에요. 저라고 모르나요. 아이가 안되는걸 어찌하나요. (본인이나 저나 다들 가고싶어하는 대학나왔습니다)

저요, 그래도 아이 중학교 3학년까지는 수학 서브 과외 직접해주고 최대한 챙겼어요그래도 잘 안됐어요. 안되도 계속계속 했어요. 방법이 없으니까요.  그리고 저의 자존감과 남아있는 심적 여유를 끌어모아 아이에게 좋은것이 잘 흘러갈 수 있도록 절대로 강압적이고 위압적이지 않게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 애썼고요. 덕분에 아이는 안정적으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오직 이슈는 공부가 잘 안되는 것. 인서울권의 대학은 지금상황으로는 힘들다는 것 입니다. (아쉽지만 인성외에는 다른 재능 하나도 없습니다. 지난 17년간 별의별것 다 시켜봤어요.)

 

최선을 다하지만, 마음만은 정말 내려놓고 할수있는 만큼만 하자고 편하게 이야기해주려 노력하는데요, 

그런데 그럴때마다 남편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한건지, 

남편이 저를 보는 한심한 눈초리가 느껴지거든요. 

 

남편 또한 늘 아이를 사랑한다고 괜찮다고 주문처럼 아이에게 말하지만, 

저는 알아요 그 사랑이라는것이 지금 시점에서 새로이 생성되는 것이 아닌, 

어렸을떄부터 길러온 옛정 뿐이라는 것을요. 작고 귀엽던 시절에 홀딱 빠졌었던 그 사랑에서 한치도 더 나아가지 못한 사랑이라는걸요. 지금의 있는 모습대로는 아이를 사랑할 수 없는 남편의 마음이 너무 느껴져요.

왜 아냐면요,

아이 픽업하고, 공부시키고, 이야기나누고, 신경써야하는 수많은 일들에 있어서 저한테 쌩~한 태도로 나몰라라 하거든요. 니가 알아서해.뭔 의미냐.. 이러면서요. 

물론 몰라서 그러는 것도 있는데, 진심 관심없어해요. 그냥 아이 그대로를 보겠다고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막말로 지방사립대 가는 날엔.... 글쎼요. 아마 어디에 말도 못하니 자기 사회적 인간관계를 다 끊어버릴지도요.  

 

그래서 저는 오늘도 너무 외로워요. 아이의 겨울방학을 앞두고

나에게 돈이 있다면 저사람의돈을 한푼도 쓰지 않고 내새끼 교육은 내돈으로만 시키고 싶어요.

숫컷들은 정말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더 차원높아질 수는 없나봐요. 

둘째하고는 현재진행형의 사랑과 애정을 쏟아주거든요. 막내는 뭘해도 이쁘다면서요

그래서 못난 내 새끼는 저만 끼고 애 달아 합니다. 

서럽기도 슬프기도한데 이래서 엄마는 다 강해지나 싶기도하고. 수능 앞두고 마음이 더 휑해지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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