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제 상황을 말씀드리면, 수도권의 평범한 경제수준에서 컸습니다. 어릴때 공부는 곧잘 하는 편이었고, 학원비는 평범하기 들었던거 같아요. 중학교때 월30 고등학교때 월50 들다가 수능끝나고 실기 준비하느라 월 100-150 정도 들었네요. 특별히 과외같은 건 안하고 컸으니 이만하면 사교육비는 보통이었다고 봅니다.
근데, 이게 많이 들었든 적게 들었든 미성년때 들어간 돈을 가지고 나중에 노후에 돌려받아야한다고 생각하는건 좀 아닌거 같습니다. 만약 저희 부모님이 저거보다 못 주셨다해도, 아쉽지만 별수없다 생각했을거고, 많이 지원했다해도 할만 하니까 했나보다 했을겁니다.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애가 어릴 때 돈 많이 들이는 건 부모의 선택이지 아이의 선택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저 아이를 충분히 지원해주고 싶은 마음이면 좋겠지만 투자해서 나중에 뭐라도 받아낼 마음이라면, 그건 정말 아니지 않나요.
이제 부모님 용돈 얘기를 하자면,
저는 공무원으로 월 300정도 벌고, 명절이나 상여로 연 700정도 법니다.
그럼 이 300으로 공과금, 주택담보대출 이자, 보험, 세금 내면 월 150이 안 남아요. 이걸로 하루 세끼 30일을 챙겨야하고, 병원비, 헬스비, 옷값, 꾸밈비 다 해결해야합니다.
연에 700정도 나오는 돈으로는 300은 연금저축, 400은 여행비 + 목돈 들어갈 일에 씁니다.
부모님께 드릴 돈은 월 12만원 씩 모으면 명절때 생신때 어버이날에 20정도씩 쓸 수 있고, 식사 한번 사드릴수 있는 비용이에요. 생활비 150에서 12만원 빼는 거 쉽지 않아요.
결론은, 이외에 용돈은 불가하다는 겁니다.
형편이 안되요. 물론 무리하면 드릴 수 있어요.
대신 제 미래는 참 무거워지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이 거동이 불편할 정도가 되면, 조금 도와드리겠지만, 거동이 가능할 때까지는 부모님이 아르바이트라도 하셔서 스스로의 삶을 책임지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일 할 수 있을 때 일하지 않고, 놀다가 나중에 아프니 돌봐달라하시면, 참... 답답할 것 같습니다.
이와중에 해외여행보내달라 하신다면,
참. 노답입니다.
누구네집 아들 딸들이 뭐해줬다고 만약 비교하신다면,
나도 누구네집 부모 비교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저의 삶을 누구에게 의지한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습니다. 성인이 된 다음부터는요.
그리고 누구의 삶을 돕는다는건 할수 있는 여유가 된다면 좋겠지만, 세상이 그렇게 녹록치 않아서, 못한다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익명이니 제 솔직한 생각을 써봤습니다.
그리고 제 배우자의 어머니가 저희보다 형편이 어렵다 한들, 그건 그의 인생이라 생각해요.
저도 정말 있는 힘껏 살아왔는데, 그 이유가 배우자 부모님 형편좀 낫게 해드릴려고 살아온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수준은, 그가 밥을 굶는다면 굶지 않게 돕는 정도일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