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돌아가시고 50대 중반에 혼자되신 엄마가
60대에 나이가 몇 살 더 많은 어떤 유부남을 알고 지냈어요.
저는 결혼해서 따로 살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전혀 몰랐는데
아주 간혹 그 남자분이 엄마가 힘든 일 있을 때 도와주셨다고 해서 낌새를 챘지요.
하지만 제가 눈치 챈 티를 내면 엄마가 무안할까봐
저는 '그래? 정말 고마운 분이네' 라고 답하고 더 이상 캐묻지 않았어요.
엄마가 얼마나 외로우면 그랬을까 이해했어요.
두 분의 관계는 7~8년 정도 계속되다가 그 남자분이 건강이 악화되어 끝난 것으로 압니다.
그 분과 연락도 안되고 심지어 생사도 모른다고 해요.
그런데 오늘 엄마가 비밀을 털어놓았어요.
저는 엄마가 악착같이 저축한 돈으로 지금 주택연금 받으시는 아파트를 샀다고 생각했는데
12년전 그 당시 그 분이 1억 5천만원을 모자라는 집값에 보태주셨다는 겁니다.
그 분은 물려받은 땅이 많은 땅부자였는데 땅이 팔려 40억원 정도의 수익이 생겼다고 했어요.
그래서 40억원이나 되는 공돈이 생겼는데 그 정도 돈을 나에게 줄 수 있었다는 식으로 말했어요.
엄마는 지금 80대 초반입니다 치매 징후는 전혀 없고 아주 멀쩡합니다.
그 이야기를 왜 12년이 지나서 굳이 저에게 하는지
저는 기분이 나쁘고 화가 납니다.
유부남을 만난 것도 모자라서 돈을 1억 5천만원이나 그냥 받았다는데
날 그렇게 위해준 남자가 있었다는 걸 자랑하고 싶었던 걸까요?
그 돈이 없었더라면 지금 사는 아파트도 못사고 주택연금도 못받고 있을텐데
그렇게라도 집을 사서 참 다행이었구나 라는 생각보다는
마음이 ....착잡하고 서글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