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이 지방인데 신혼때부터 친정부모님이 저희집으로 오셨어요
처음엔 제가 하는 일이 주말이나 명절에도 출근해야할 때가 있어서
저를 배려하여 오시게 되었어요
오실 때 음식도 해오셨구요.
그러다가 제가 고위험 임산부라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이 된 이후에는
명절과 생신 기타 모임때 음식을 제가 준비하게 되었어요
저희가 내려간다 그러면 아이데리고 움직이느니 본인들이 오신다고
그래서 결혼하고 친정집에 간 적이 손에 꼽아요
저희집에 오실때 음식을 가져오는 대신 식재료를 가져다 주셨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혼자 해야해서 엄마가 재료를 많이 가져오실때마다 겁이 날 정도였어요.
명절에 시댁 가는 것 보다 친정부모님 대접하기 더 힘들정도로 ㅋㅋㅋㅋ
제가 음식하는 동안 부모님은 아이들을 보셨어요.
자주 손주보기 힘드니 최대한 많이 보셔야한다고 시간이 아까우시대요.
차라리 제가 부모님 오시기 전에 미리 음식을 준비하는것이 편하고
이제는 아이들도 커서 하루에 한끼는 나가서 외식하기로 했어요.
물론 저희가 다 대접하고 최대한 좋은 곳으로 가려고 해요.
고급이탈리안으로 가서 식사를 해도 - 에이 국수로 배채웠네. 하시는 분이라
남편이 오마카세, 스테이크, 뷔페 등등 다양한 곳으로 모시고 다녀요.
그러니까 이제 식재료 더이상 사오지 마시라 그랬더니
그 이후로는 두 분이 드시다 남은 반찬 (이거 빨리 먹어야 한다. 이틀 안에 안 먹으면 상해)
싹이 나기 시작한 양파, 감자, 시들기 직전의 나물 이런걸 가져오세요.
저희 남편은 둔해서 엄마가 뭘 가져오셨는지 신경을 안쓰니 망정이지
진짜 얼굴이 화끈거리는데
가져오지 말라고 아무리 말해도 어떻게 빈손으로 오냐며 이런걸 가져오세요.
부모님 가시면 그대로 가져다 버려요.
시어머니처럼 아예 빈손으로 오시면 기분 나쁠 일도 없는데
잔반이나 버릴 식재료 들고오시니까 기분이 너무 나빠요 ㅠㅠ
필요없다고 그냥 오라고 하는데도 기어코 저런것들을 바리바리 싸오네요 왜죠?
엄마가 무안해하실까봐 좋게좋게 말하니까 못 알아 들으시는걸까요?
이번 주말에 친정엄마 생신이라 또 저희집에 오시는데 벌써부터 스트레스받아요.
이번에는 아예 정색을 하고 화를 내볼까 했는데
생신날 화내는건 또 아닌것 같고
아오 즌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