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말 그대로 공감능력이 약간 결여됐어요.
1. 예를 들면 연애 때부터 문자가 단답임
저: 꺄 오늘 날씨 좋다 그치!
남편: 응
저: 밥은 먹었어?
남편: 응 구내식당에서
이런 식인데
자기가 단답을 하면 상대가 무안할 수 있다는 걸 인식을 못해요.
연락은 오로지 자신이 필요할 때.
2. 사내 커플이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 팀 민감한 정보를 물어봄.
남편: 이 자료는 출처가 어디야? (내가 곤란할 수 있는 질문인 줄 모름)
나: 아, 이건 아직 보안이 걸려서 안대구 담당자가 내가 아니라서 함부로 알려주기 어려웡 ㅠㅠㅠㅠ (고민고민하다 최대한 기분 안나쁘게 돌려서 답변)
남편: 씹음 (별 의도 없음)
3. 내 일정을 배려하지 않거나 내 상황에 관심이 없음
(연락 없더거 대뜸 토요일에 전화)
남편: 지금 어디야?
나: 어 나 어제 옷을 식당이나 택시에 놓고 내렸나봐 ㅠ 아끼는 자켓인데 찾으러 가야할지 고민 중이야
남편: (자켓이 없어지던 말던 관심없음) 그럼 언제 끝나?
나: 글쎄 택시 전화해보고 식당도 다시 가봐야하지 않을까?
남편: 그래(아 지금 못보는구나 인식)
나: 왜?
남편: 그냥(목적 없어졌으므로 통화 종료)
나: ;;;;어
그냥 자기 목적 달성만 보고 과정을 못 보는 스타일?
첨에는 절 안좋아하는 줄 알고 많이 싸우고 헤어지기도 해봤는데
10년을 지내니 그냥 공감능력없는거더라고여.
절 좋아해서 끙끙 앓던 시절에도 한결같이 저랬거든요.
업무 스타일도 저럼...
근데 점점 정이 떨어지고 이 사람이랑 뭘 해도 재미가 없어요. ㅠㅠ
이런 점을 말해도
"응" "미안"
하고 끝이에요.
10년을 지내니까 그냥 한부분이 살짝 결여된 거 같다는 걸 깨달아요....